건방진 방랑자
[단상] 천공의 성, 라퓨타 본문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들은 유명하니만치 이름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예전 애니였던 탓인지, '나우시카'와 함께 보진 않았었다.
그러다가 교회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겠단 생각이 들어서 보게 되었는데..
보고서 한참이나 얼어 있었다. 예전 애니를 탓하며 이런 명화를 놓치고 살았다니...
이건 명분만을 소중히 여기다가 아무것도 못한다는 바로 그것이지 않은가....
미야자키 하야오, 그는 자연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런 자연애를 강요하진 않는다. 다만 치욕스런 사람의 욕망을 앞서워 꼬집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같은 인간임에도 그런 욕망에 의해 살아가는 인간들을 탓하며 자연편을 들게 된다. 아무 욕심 없이 자연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던 그런 동심, 그런 까닭에 더욱 그리워지는 지도 모르겠다.
새만금 물막이 공사가 마치던 날, 만세를 불렀다. 전북도청에선 그 날 저녁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도 그 축제 분위기에 맘껏 동참하며 행복해했었다. 꼭 전북의 발전 없음이 모조리 새만금 때문인양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과연 자연이 무슨 죄였는가. 인간의 탐욕스러움이 그런 불균형을 만들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런 역설 때문인지 지금 난 전북이 좋다. 자연이 살아 숨쉬고 살기 좋은 자연과 인간의 땅이 그대로 있기 까닭이다. 라퓨타, 그 곳은 문명의 극단이었지만 인간이 물러난 그 자리엔 자연과 문명이 공존하는 놀라운 역사의 현장이기도 했다. 멋지다. 그리고 눈물겹다. 오늘 라퓨타를 보면서 난 노마디즘의 유목적 삶을 동경하며 가슴으로 맘껏 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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