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3.02.13 중등팀 - <빵> 산문화하기 본문
2. 운문의 산문화
빵
류시화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잘 구워진 빵
적당한 불길을 받아
앞뒤로 골고루 익혀진 빵
그것이 어린 밀이었을 때부터
태양의 열기에 머리가 단단해지고
덜 여문 감정은
바람이 불어와 뒤채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제분기가 그것의
아집을 낱낱이 깨뜨려 놓았다
나는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살았다
저 자신만 생각하느라고
제대로 익을 겨를이 없었다
내 앞에 빵이 하나 있다
속까지
잘 구워진 빵
김민석
나는 회사원이다. 실패한 회사원.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공부를 하지 않은 날이 없다. 그 덕분에 나는 ‘놀지도 않고 어두운 집 안에서만 사는 찐따’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집 안에서 공부만 하고 살만 쪄서 얻은 칭호 또는 별명이다.
그렇게 초, 중, 고를 거치고 대학교에 들어가서 졸업하고 성공이라고 부르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리고 10년동안 회사의 부품처럼 일만 하고 오늘 나는 회사에서 퇴출 당했다.
나는 초, 중, 고를 다니고 대학교에 들어간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한 것인가…… 그리고 회사를 다니던 10년동안 무엇을 한 것인가…… 공부만 하면서 잃은 친구, 즐거움, 편안함을 어디로 날려버린 것인가……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거리를 걷고 있다.
그런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서 그 냄새를 따라서 어떤 빵집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서 나는 빵을 하나 보았다. 이 빵은 굉장히 냄새도 좋고 모양도 좋고 사서 먹어보니 맛도 좋았다. 나는 이 빵을 먹으면서 울었다. 내가 퇴직당한 게 슬프고 서러워서 운 것이 아니다. 이 빵 하나의 생보다, 나의 인생이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즐길 때 즐기고 놀 때 놀았다면 이 빵처럼 살았을 텐데 나는 이렇게 공부만 하다가 많은 것을 놓쳤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부터 새롭게 삶을 시작하려고 한다. 즐기면서 사는 삶.
오승환
나는 류시화 시인의 ‘빵’을 읽고 많은 느낌이 들었다. 첫 번째로 나의 성장에 대한 깨달음이다. 경험과 경험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고 성숙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째로는 그 ‘빵’ 속의 햇살과, 바람, 제분기 등의 역할을 나 스스로가 노력하고 햇살, 바람, 제분기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나 경험과 접촉했을 때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는 빵이든 떡이든 만들어지는 과정이 있고 나도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시 ‘빵’이 시‘건너뛴 삶’보다 더 감명 깊게 읽었다. 이런 시를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괜찮은 시인 것 같다. 앞으로 내 삶에 대해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다. ‘건너뛴 삶’ 경우엔 내가 삶을 건너뛰며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시가 흥미가 좀 떨어졌었지만 ‘빵’은 괜찮은 비유와 내가 이기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빵’에서 느낀 대로 살아보자.
김이향
베이커리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어딘가를 걸어간다. 가끔 아침을 먹지 않고 헐레벌떡 거리를 나온 사람들은 베이커리 문을 열고 빵을 계산해 간다. 어디로 가는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앉아서 먹지도 못하고 입에 쑤셔 박고 눈썹을 휘날리며 뛴다.
이곳에 내가 머무른 지도 6일이나 되었다. 조금 서글프다. 조금만 더 있으면 내 수명이 다한다는 것 때문에 슬픈 것이라기보다는 아직까지도 내가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나를 울적하게 한다. 내 앞, 옆, 뒤조차도 다 팔려 신입들이 가득한데, 왜 나만 6일째 사람 입 구경도 못해보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빵들은 베이커리에 오기 위해 고통스러운 훈련과 엄격한 시험을 치른다. 모양을 내기 위해 온 몸을 깎기도 하고, 몸을 찢어 여러 가지 잼이 집어넣어지는 훈련도 받지만,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분쇄기에 집어넣어져 잘게 갈라지는 것이다. 가장 고통스럽고 통과하기 어려운 시험인 만큼, 분쇄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8개월 동안 준비와 훈련을 하며, 훈련 중에 실수라도 하게 되면 바로 빵으로서의 자질이 박탈된다. 그럼 그 빵은-밀은- ‘쌀’ 같은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서 밀가루까지의 길을 걸어야 한다. 여하튼, 나는 그 모든 것들을 거쳤다. 분쇄기도 한 방에 통과한 엘리트 수제이시란 말이다! 그런데, 대체 왜 날 사지 않는 걸까? 사기는커녕 눈길 한 번 내게 주지 않는다. 딸랑하는 문 열리는 소리만 들리면 심장 조마조마하던 나였다. 그런데 이제는 그 조차도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서글프다~
신입에게 물어보기에는 나 같은 수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내키지 않았는데. 이젠 별 수 없다. 인간들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너무 높아서 잘 들리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야! 거기! 내 앞 신입!”
“예?”
자기 옆에 있던 빵과 내내 떠들다가 내 부름에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뒤돌아본다.
“너 왜 그렇게 잘 팔리냐?”
“푸하하하하”
내가 가까이 오는 신입에게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미친 듯이 배를 잡고 웃는다. 왜 웃냐고 더욱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겨우 웃음을 밀어넣곤 나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다섯 번 갈렸으니까요. 엘리트씨.”
김지원
우걱우걱
며칠째 굶고 있던 내가 오늘의 첫 끼로 먹은 것은 길거리를 지나다 갑자기 땡겨서 산 빵이었다.
‘아~ 이 빵도 한 때는 어린 밀이었다. 태양과 바람의 도움을 받고 자라 제분기에 아작이 나서 밀가루가 되어 내가 이렇게 맛있게 먹고 있는 생활양식이 된 거겠지…… 하~ 갑자기 감수성이 폭발하는군…… 방금 한 말도 멋있었어…… 블로그에 올려야지.“
찰칵~ 멋있게 한 장 입에 빵을 물고 있는 사진도 찍어 주고, 블로그에 방금 한 말과 함께 올렸다.
막상 올리고 나니 이게 뭐한는 짓인지…… 내 나이 올해로 28세. 간간히 외주도 받고 게이버에서 웹툰을 연재중인 웹투니스트다. 아주 인기가 많지도 않지만 그 날의 인기 만화 순위 10위 안엔 들 정도의 팬층은 확보하고 있으니 아주 인기가 없는 셈도 아니지.
심심할 땐 가끔 덧글들도 확인한다. 자~, 며칠 밤을 새며 마감도 끝냈으니 한 번 확인해 볼까!
드르륵, 드르륵
“요즘 젊은 것들은 왜 이렇게 가출을 많이 하고 난리야. 18세는 개뿔, 다들 아줌마, 아저씨들이 열심히 복붙한 거겠지.”
열심히 마우스휠을 굴려 봐도 온통 가출과 광고 댓글들뿐이다. 아씨, 악플이라도 좋으니 정상적인 덧글이 보고 싶…… 엥??
[이 작가는 스토리도 부실한데 그림체도 발전이 없네. 웹툰은 어떻게 올라온 거지??]
악플이라도 봤음 좋겠다는 말을 했었던 건 까맣게 잊은 채 육두 문자를 날리며 신고버튼을 누를 뻔 했다. 하지만 화를 가라앉히고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라 더 화가 나 결국 신고 버튼을 눌러버렸다.
“내가 부실하고 싶어서 부실한가…… 내 머리가 이 정도 밖에 안 되고, 그림체는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닌 걸?!?!”
으아아악, 괜히 댓글을 봤나 보다. 머릿속만 복잡해지고 기분만 망쳤네. 먹던 빵이나 마저 먹어야지.
역시 스토리도 좀 보충하고 그림도 더 연구해봐야 하나?
솔직히 요즘 슬럼프에 걸린 것 같다. 마감에 쫓기느라 인간관계도 거의 끊다시피 했고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있으며 그림도 성에 안 찬다. 전에 게이버 담당자가 휴재를 권했을 때 수락할 걸.... 지금이라도 다시 말해볼까?
“아, 네.. 감사합니다. 예~ 그럼 담당자님도 수고하세요.” 뚝~
말했다.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졌다. 휴재 기간동안 사람도 만나고 스토리도 보강하고 그림도 더 공부해야지.. 그런데 왠지 모를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
아니다 다를까, 오늘자 웹툰과 휴재소식이 업데이트된 동시에 쪽지, 안부게시판, 웹툰 덧글창이 폭발 직전 상황이었다. 이런 관심 나쁘지 않군! ... 은 개뿔. 삼분의 일은 광고 덧글, 삼분의 일은 격려글, 나머지 삼분의 일이 악플이었다. 천개의 격려와 칭찬보다 한 개의 악플이 더 비수에 꽂힌다는 게 이런 건가?
한 개도 버거운데 나에게 몽텅이로 쏟아진 악플들은 오죽할까? 격려글로 위로를 받으려 했지만 자꾸 악플들이 머리에 둥둥 떠다녀서 글씨들이 자꾸 눈 밖에서 헛돌았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악플들을 전부 읽어버리고 욕 잔뜩 먹어서 장수하잔 생각에 쪽지를 열어보기 시작했다. 악담이 담긴 쪽지를 하나씩 열어볼 때마다 내 심장과 멘탈이 믹서기에 갈리는 듯 하였다.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그림 비난 등 전생에 나와 원수였기라도 했는지 비난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제대로 된 비판은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아, 어차피 완결된 얼마 안 남았는데 다 때려칠까... 이미 산으로 간 내용 되돌리기도 힘들고... 난 왜 이렇게 못났지?! 다른 작가들은 좋은 스토리에 작화도 쭉쭉 뽑아내는데 왜 난..!!”
계속되는 무의미한 욕을 보고 있자니 내가 잘못된 건가 싶어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뚝뚝 떨어진다. 아니, 떨어지다 못해 이젠 복수심마저 타오른다.
“내가, 내가 진짜 너네들 내 만화 욕 했던 거 후회하게 해줄거야. 반드시 ‘오오 작가느님’하며 찬양하게 만들어주마!!! 나의 존재 파이팅!!”
나는 굉장히 단순하고 무대포 정신을 가진 인간이기에 바로 마무리 작업에 착수하여 현재 연재중인 만화를 똥망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거나 보고 욕할 테면 더 해라. 그것이 나의 좋은 단백질원이 될 테니.
몇주 뒤 휴재기간이 끝나고 한 화씩 업데이트 되던 나의 만화는 장황한 악플들과 함께 완결이 났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악플은 그저 복수심의 원동력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기에 이젠 악플을 보며 썩소를 날릴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몇 달의 준비과정을 거친 나의 차기작은 대박이 났고 그 준비과정동안 난 악플을 보며 복수의 타블렛심을 갈았다. 본래 나의 틀을 깨기는 힘들었지만 악플들이 좋은 망치 역할을 해줬고, 가끔 그 때 받은 악담 쪽지들을 다시 읽어보며 나 자신을 다 잡긴 개뿔. 악플 나쁜 것들 같으니라고. 볼 때마다 복수심이 타올라 원고컬을 올려주는 건 좋은 일이려나?
아직도 간간히 달리는 악플들은 그 때에 비하면 꼬물꼬물거리는 애기 같다. 응에응에~
하여튼 악플의 시기를 거친 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나름 프로의 모습이 되었다.
“띵~”
아, 아까 구웠던 빵이 다 익었나 보다. 속까지 잘 익었구만! 잘 먹겠습니다!
박고은
죽여서 먹히는 삶
죽여져서 먹히는 삶? 돼지를 예로 들어보자.
돼지는 태어나서 느긋하게 편안하게 잠을 자면서 주인이 주는 사료를 먹는다.
하지만 돼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을 수도 있지만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버티면서 지내다가도 주인이 돼지들을 죽여서 정육점에 떡하니 놓여 있으면 사람들이 맛있게 고기를 먹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여기에서 돼지들의 입장에서는 비극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돼지들은 태어나자마자 허무하게 죽는 걸로 끝난다. 반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돼지들은 사람들에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좋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누구를 위해? 왜 태어났을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말을 하고, 뒤집기를 하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중학교 다니고, 고등학교 다니고,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어느덧 성인이 돼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어느덧 노년기에 이르다가 삶을 마감한다.
박주원
실연
그는 생각했다. 바로 1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헤어지자.” 그녀가 말했다. 어째서일까.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할까.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헤어지자는 거야?” 그가 물어봤다.
“그걸 몰라서 물어봐? 너, 요즘 들어서 변했어.” 그녀가 말한다.
“나를 그렇게 사랑한다더니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른 여자한테 집적거리잖아.”
그 때에 옆에 있던 그녀의 친구가 끼어들어서 말했다. “내가 봤어!! 저 녀석이 다른 여자랑 노는 거!!”
그 말을 들은 그녀는 계속해서 그를 몰아세웠다. “들었지?? 네가 다른 여자랑 노는 걸 봤다잖아!!”
당황한 그는 말했다. “그, 그건 오해야! 내가 예전 학교 후배를 만나서 같이 밥 먹는 거야!”
“그게 다른 여자랑 논거지!” 그녀가 말했다.
“더 이상 할 말 필요도 없어! 너는 변했어.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용서해줘.” 그가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쐐기를 박듯이 말했다. “그리고 나 다른 남자 만나고 있어.” “뭐?” “오늘부터 우리는 남이니까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잖아. 나는 내 길을 갈 테니 너는 너의 길을 가면서 잘 살아.”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고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거울을 보았다. 마치 제분기에 걸려나온 밀가루처럼 단단하며 고와져 있었다.
백규혁
개판, 불판, 난장판……
내 신념은 확고하다. 현재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이 세상을 떠나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
덥석……
“누구야!! 날 내버려두란 말이야!!! 흑흑……”
“자살은 좋지 않은 거야……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약골이니하면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
“네가 뭔데 설교질이야.”
“거봐 아무도 기억 못하잖아.”(네이버웹툰 ‘공부하기 좋은 날’ 패러디)
“(얼 빠진 표정)……”
그 일이 있고도 변화는 없었다. 사람들은 너그럽고 또 불평등했다.
‘이게 세상판인가?’
빵이 맛있다. 거기서 떨어졌다면? 죽었다면? 이런 생명활동을…… 할 수 없었으면……
역시 가장 궁금한 것은 슬펐을까? 후회되었을까? 아쉬웠을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머리 비우는 방법’을 검색해봤다.
‘TV보기’, ‘게임하기’, ‘잠자기’ 등등…… 너무 많은 시도를 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이렇게 살면 누군가 나를 기억해줄까? 이래도 저래도 결과가 같다면. 더 편한…… 바로 생각을 접는다.
‘편의점이나 들려야지’ 음료수를 사고 나오자 행려병자가 구걸을 한다. 돈이 없는데…… 손에 들린 음료수가 눈에 들어온다.
어쩔 수 없지. “아주머니 이거라도 드세요.” “아유, 고마워 학생.”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살아간다는 것은 이것이다. 소소한 기억, 소소한 사람으로, 소소한 행복으로 소소한 사람에게 기억도, 그냥 소소히 살다 서서히 가는 게 세상사는 것일까.
그런데 왜 자꾸만 이 소소함이 너무 큰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가슴이 저려온다. 뼈저린 고통 속 한낱 외침이 이리도 아린 것일까?
그 행려병…… 아니 모든 것은 소소하고 또한 크다.
너무 큰 존재이기에 ‘나’에 담지 못했다. 이젠 일부로라도 담아보련다.
이건호
나는 결국 신형기타를 만들었다. 나는 이 기타를 만들기 위해 10년을 투자했다. 처음에는 초기모델을 발표했다. 역시 한국 최초의 갑부인 이건창호의 회장인 건창호가 뒤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주었지만 기타의 효율성과 기타의 무거운 무게, 그리고 기타가 약간 부실하여 문제가 많았다. 결국 망하고 말았고 이건창호의 회장마저 내가 기타를 대충 만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회사가 파산될 위기에 놓였다.
하루 하루 기타를 만드는 데에만 매달렸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떠났지만 나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연구한 끝에 값도 싸고 효율성이 좋은 새 기타를 발표했다. 약간 준히트를 치면서 이번엔 이건기호 회장인 이기호와 함께 계약을 맺었다. 그래서 큰회사에서 다시 연구에 매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하려한 비상인 최첨단 기타를 개발한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해지고 더 큰 회사 이건창호의 이건호 회장님과 계약을 체결하고 가족고의 사이가 좋아지면서 화려한 부활을 하였다.
임승빈
영박이라는 한 아저씨는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벽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는 털이 많았으며 피부색은 거뭇거뭇했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는 아까 막 먹은 라면냄새가 났다. 그리고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잘 보니 그림을 그리는 남자는 ‘검둥이’였다. 나는 영어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 남자는 무슨 말인지 모르는 듯 했다. 다시 그림을 그렸다. 그는 산을 그리고, 들을 그렸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영박은 그에게 호감이 생겼다.
1달이 지났다. 그는 그 남자가 아직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자기가 벽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면 정말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박은 두려웠다. 왜냐하면 자기가 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집에 청소할 사람에게 월급을 줄 수 없고, 자기 스스로 청소해야 한다. 그리고 차는 지금 있는 스포츠카를 타면서 자랑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날 언제나 도와주는 부하는 사라질 것이다.
그래.... 거기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난 지금 회사일에 익숙하다. 그래서 거기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 든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그 일을 지웠다.
이제 그는 아무 생각도 없이 다시 무뚝뚝하게 회사를 다닌다. 그러나 아직도 그 사람이 생각난다. 생각 끝에 그는 회사에서 빠져나가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사장님 자리에 사직서를 냈다.
‘난 이제 회사원이 아니다. 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그는 집으로 가서 그 흑인 남자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그 남자는 사라졌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경찰서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남자는 경찰서로 갔다. 그 흑인 남자는 남의 벽에 허락 없이 그림을 그렸다며 경찰에게 혼나고 있었다. 나는 문뜩 저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에 다시 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남자의 편을 들었다. 나는 그저 “그가 선의를 베풀어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다행히도 그는 석방되었다. 그는 나에게 한국말로 “고마워요”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사실 난 당신처럼 벽에 그리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서로 말문이 트였고, 나와 통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아주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다음 달부터 우린 같이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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