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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16회 전주국제영화제 2 - 찰리의 나라 & 현세의 꿈 & 소년 & 어벤져스 2 본문

후기/[후기]여행

16회 전주국제영화제 2 - 찰리의 나라 & 현세의 꿈 & 소년 & 어벤져스 2

gunbbang 2015. 5. 12. 11:07

5월 1일(금) 16회 전주국제영화제 둘째 날의 풍경

 

 

◈ 뮤직 비디오 좌초되다 

 

단재학교 영화팀은 지금까지 제작영화 두 편과 다큐멘터리 영화 두 편을 만들었다. 물론 퀄리티는 높지 않지만, 맨땅에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한 편 한 편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2015년 하반기에도 영화 한 편을 만들기로 계획을 짰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미리 경험해보고 좀 더 퀄리티 높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번 전주여행에선 뮤직비디오를 한 번 찍어보기로 한 것이다. 어제 숙소에서 안무를 맞춰 봤으니 오늘은 여러 장소에서 찍기만 하면 된다. 과연 잘 될까?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

 

남부시장 청년몰에 와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뮤직비디오를 찍기로 한 장소다.

 

영상 촬영 전의 평화로운 분위기. 하지만 이 분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뀐다.

 

몇 번 도전을 했다. 아직 안무가 어설픈 곳이 있어서 여러 번 안무를 맞춰 본 것이다. 그런데 서서히 사람이 많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훈이는 포기하기에 이른다.

"왜 이런 것을 하는 지 모르겠어요"라며 자포자기하는 심경으로 털썩 주저앉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할 방도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힘 없이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 민석이는 나에게 오더니, "이런 상황에선 시간만 흘러 보내는 꼴이 되니, 차라리 카페에 가서 달달한 커피라도 마시며 의견을 조율해 보는 게 나을 거 같아요"라고 은밀한 제안을 해온다. 그래서 민석이의 말에 홀딱 넘어간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카페에 갔다.

 

커피를 마시며, 새로운 계획을 짜는 아이들. 결국 뮤직비디오는 포기하기로 하고, 현세를 알리는 영상을 찍기로 하다.

 

 

2번째 영화, [찰리의 나라]

 

영화를 보러 영화의 거리를 누비고 있는 영화팀.

 

[찰리의 나라]는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던 마을에 미국인들이 들어가며 일어난 해프닝을 다룬 영화였다. 원주민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마을에 들이닥친 미국인 경찰들은 무분별한 수렵이 불법이라며 딴지를 걸기 시작한다. 심지어 애써서 만든 사냥 도구마저 불법이라며 압수한다. 미국 경찰들은 찰리가 지리를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한다. 찰리를 이용하기만 할 뿐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내가 흥미롭게 본 장면은 원주민과 정복자의 대립이라는 부분이었다. 정복자는 원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삶을 사는지 그와 같은 것엔 전혀 무관심하며 정복자의 구미와 입맛에만 맞기를 바란다. 이런 모습을 보며 재건축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재건축은 원주민을 살찌우는 정책이 아닌, 가진 자들의 부를 뒷받침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최규석의 [대한민국 원주민]이 떠올랐다.

 

 

현세 알리기 영상을 찍다

 

영화를 보고 초코파이를 사기 위해 풍년제과점에 들렀다.

 

초코파이로 요기를 하고 영상을 찍기 위해 애쓴다.

 

현세 홍보 영상은 민석이가 감독을, 지훈이와 상현이는 카메라 감독을, 현세가 주연을 맡았다.

짧은 시간에 두서없이 찍은 영상인데 어떤 작품으로 나올지 사뭇 기대된다(?)

 

영상 완성본

 

점심을 먹으러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이 때가 황금연휴라 그런지, 한옥마을엔 사람이 많고도 많았다.

 

초코파이를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점심으로 콩국수를 먹는 아이들.

 

 

세 번째, 영화 [소년]

 

인산인해다. 저녁이 될 수록 사람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영화시간을 기다리며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소년]에게 두 명의 여자가 있다. 한 명은 엄마이고, 한 명은 친구의 여자 친구(이하 친구)다. 엄마는 거부하고 싶은 존재이고, 친구는 친해지고 싶은 존재다. 엄마는 소년에게 손을 내밀지만 그 손을 뿌리치고, 친구와는 손을 잡고 싶어하지만 선뜻 잡지 못한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이었을 뿐이다. 엄마의 사랑에 대한 갈급함이 친구에 대한 갈급함으로 변경되어 드러난 것일 뿐이기에, 그런 마음으로 친구에게 다가갈 수록 둘의 관계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 친구를 위해 여러 도움을 줘보지만, 그건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다. 그럴 수록 친구에 대한 증오만 더욱 커져가기 때문이다. 결국 소년은 엄마를 받아들이고 난 후에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홀로 설 수 있는 가능성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소년의 성장담이자, 홀로 선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단재 아이들은 주인공의 음울한 성격과 친구의 여자 친구가 안겨준 배신감 때문에 이 영화가 별로였다고 말했다.

 

감독과 배우와의 GV.

 

 

전주에서의 마지막 저녁

 

지훈이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다. 또래인 민석이도 지훈이를 형처럼 느끼는지 바짝 붙어있고 현세도 마찬가지다.

 

역시 마지막 밤은 통닭 파티를 해야 제맛이다. 한국통닭을 먹고 싶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어쩔 수 없이 다른 통닭을 먹었다.

 

마지막 밤이지만 즐기지는 못한다. 내일 조조 영화를 보기 위해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5월 2일(토) 16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왔다가 상업영화를 보다

 

 

어슴프레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우린 [어벤져스]를 보러 길을 나선다.

 

아침으론 간단히 요기를 했다. 어제 늦은 저녁에 통닭을 먹은 터라 그다지 배가 고프지는 않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전주에 전국 최대 크기의 아이맥스 영화관이 생겼다고 하여 갑작스레 [어벤져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이미 현세는 본 영화지만, 다시 본다고 해도 괜찮다고 했다.

영화는 2시간 30분 동안 쉼 없이 진행되었고, 중간중간 눈이 스르르 감기는 장면도 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 민석이는 "전주영화제에 와서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미 없었다"고 말했으며, 지훈이는 "역시 스토리와 퀄리티는 비례한다"는 말을 남겼고, 상현이는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블을 좋아하는 현세는 "역시 최고"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 영화를 끝으로 우리의 전주 영화제 나들이도 마무리 되었다. 2박 3일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갔다.

 

과거 영화팀 전주영화제 보기(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링크됨)

 

 

  13회 전주국제영화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

 

 15회 전주국제영화제

 

 

 

과거 영화팀 부산영화제 보기(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링크됨)

 

 

 

 17회 부산영화제

 

 18회 부산영화제

 

 19회 부산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