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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13.02.08 중등팀 - 첫 째주 자작시 본문

직장/학교 수업

13.02.08 중등팀 - 첫 째주 자작시

gunbbang 2013. 2. 8. 10:26

 

4. 자작시 쓰기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

김민석

 

허리가 저릿하고

머리가 아프고

목이 아픈

고통을 참아가며 고이 품었는데

손에 쥔 모래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네

아아 허무하다

 

    

 

사람이 걷는 길

박주원

 

사람은 걷는다

사람은 길을 걷는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끝을 모르는 길을 걷는다

여기쯤 왔으면 다 왔겠지 하면서

오직 앞만 보고서 길을 걷는다

뒤로 가기엔 너무 많이 왔고

앞으로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을 하며

쉬지도 못하고 길을 걷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바로 옆에 목적지가 있고

자신이 원을 걷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길을 걷는다.

 

    

 

침대

오승환

침대에 누워있다

천장만 보인다

옆으로 누웠다

벽만 보인다

엎드려 누웠다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내 인생은

방안에 갇혀

침대에 누워

천장만 벽만

아무것도 안 보고

살았을까?

 

나가련다.

천장이 없고

벽이 없는

하늘이 있고

나무가 있는

 

밖으로 나가련다

 

근데

침대에 누워있다.

 

    

 

아버지

박고은

 

붉게 충혈된 눈, 가빠른 숨

송글송글 맺힌 땀. 흰 머리

우리 아버지는 매일 같이 가정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아간다라는 짧은

인사말을 남기고 일터로 나가신다.

그리고 12시 정각의 시계 소리가

미똑딱똑딱...., 똑딱똑딱

울리면 아버지는 기계처럼 돌아오신다.

매일같이 로봇기계처럼 작동을 하면서

입 밖으로 힘들다는 말 한마디 없으신

우리 아버지, 정말 사랑한다.

 

    

 

나무

이건호

 

밑바닥부터 시작해

하늘의 어머님께 보살핌

받으며 자란 나무

 

그 큰 나무가 보살핌을

받아 자식을 낳아

자식에게 아낌없이 준

큰나무

 

아이가 다 크고 떠나

보내며 끝까지 아낌없이

주는 큰나무

 

아이를 다 떠나보내며

담담해 보였던 큰나무가

한 없이 작고 외로워 보이던

나무

 

그 외롭고 쓸쓸한 나무 위에

하얗고 차가운 친구가 와

그의 외로움을 달래주면

아름다움을 되찾는 나무

 

마치 사랑이 다른 사랑에

덮이듯

 

 

 

 

따라잡기 위해

김이향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운명이 바뀌지 않는 실타래처럼 엉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을 아닐까.

부를 가진 자에게 더한 부가, 가난에 빠진 자에게는 더한 가난이

 

물레처럼 세상은 돌고 돌지만 가진 자만 웃을 수 있는 세상.

없는 자는 아무리 노력해 봐도

가진 자의 조그만 노력을 이기지 못한다.

 

목청을 열어 미친 듯이 소리쳐 봐도,

그들에겐 그저 개미의 속삭임일 뿐

 

내려다보며 그저 비웃음 하나 주는

허무한 일일뿐

 

결국엔 그저 아픔만 남게 되겠지

 

 

 

새끼 발톱

김지원

 

새끼 발톱아 넌 왜 존재하느냐

얼마 전 발톱이 꽤 자란 걸 보아

따각 따각 깎아내다가

널 보고 나 깜짝 멘붕이야

0.5센치도 채 되지 않는 널 발견하고

얘가 제 기능은 할까

나의 새끼 발가락은 과연 안전할까

걱정했었단다

하지만 그런 너라도

할 거 다 하고 있으니

짧게나마라도 붙어있겠지

그래 너 잘났어 증말

쬐그만한 게 말이야

나도 잘 관리할게

고생 좀 하렴 새끼발톱아

 

 

 

연필

임승빈

 

너는 나무와 연필심으로 조립이 되었지.

그 중에서 몇 친구들은 휴지통으로 버려졌지.

왜 버려졌을까?

연필을 만드는 사람들은

널 몇 초 안에 평가하고 말았겠지.

 

 

그리고 사람들은 너희들을 감옥 같은 박스에 넣어

문구점으로 옮기겠지.

그곳에는 여러 친구들이 있겠지.

그리고 문구점 아저씨도 있겠지.

너희들은 벌벌 떨었지.

설마 우리를 쓰레기통에 버릴까봐.

 

그러나 문구점 아저씨는 널 죽이지 않았지.

그리고 몇몇 친구들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끌려가겠지.

 

너희들은 겁내겠지.

너희들은 그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든 걸 바쳤지.

그러나 버려졌지.

왜 버려졌을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 남자는 너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