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4.01.10 교사회 - 컨설팅(감마워크숍) 본문
1. 감마워크숍 후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해오라는 대로 각 대안학교의 상황을 조사했다. 조사하며 느낀 점은, 각 대안학교들도 기존 학교의 틀을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렇 듯이, 일반학교가 기준점이 되다 보니 그런 것들을 모두 내려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다른 것들이 어떤지 아는 것도 중요했지만, 거기서부터 나의 생각이 정리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서 『스승은 있다』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교육이 놓친 것들에 대해서 탐구한 것이다.
일반 학교의 교육은 틀만 있을 뿐, 사람을 놓치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교육을 펼치는 곳이 되었던 것이다. 그 책에서는 우연적인 만남, 그럼에도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을 때 더 큰 무언가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선포하고 있었다. 이 교육관이 맞다면, 우리 단재학교는 그에 충실하게 우리의 뜻을 펴온 것이 된다.
감마모델로 밑그림
감마모델은 ‘총제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넉살 좋은 표정으로 친화력을 높이려 노력하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결과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무려 8시간 정도 함께 하며 밑그림을 그렸다. 분명히 교훈도 정해지고, 비전도 정해졌으며 무언가 뚜렷해진 게 있다. 하지만 우린 밑그림을 그렸을 뿐, 그 속엔 우리의 생각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 막상 무언가 표어는 나왔지만, 본질은 빠진 느낌이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감마모델의 문제점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그건 무리하고 기업적 이미지를 만드는 기법이 학교에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윤 추구 집단’이다. 그건 달리 풀어 말하면, 투입에 대한 산출이 명확해야 하며, 그 때의 산출이란 늘 투입을 상회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모델을 학교에 대입하여 ‘투입-산출’을 이야기하는 순간 교육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그 모델이 지금의 학교가 망가지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도 알게 모르게 이러한 모델을 대안교육판에 그대로 대입하고 있는 것이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감마모델의 좋은 점
그럼에도 좋았던 점은, 무언가 난해한 것들, 무언가 희뿌연한 것들을 제대로 집어주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름 비젼이나 사명 같은 거창한 것들이 만들어지긴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그것을 통해 교육판에 어떻게 녹여낼지는 우리의 차후 고민거리이지, 그걸 일목요연한 프로그램으로 정립하며 산출을 이끌어내는 근거로 무턱대고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2. 감마워크숍 사진전
3. 감마워크숍 정리
단재학교 사명&비전 메이킹 워크숍 계획
목적
교사들과 함께 5년간 단재학교를 운영해온 바를 성찰해 보고, 교육철학을 명확히 하며, 사명정립을 통한 핵심과제를 찾음으로써 단재학교의 비전을 수립한다.
2. 목표
단재학교의 교육철학(교훈)을 정리한다.
단재학교의 사명문을 작성한다.
단재학교의 핵심과제를 찾는다.
단재학교의 비전을 그린다.
단재학교의 교육과정 및 3개년 목표&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
3. 교육방법
워크숍 방식(개인작업 / 그룹작업)
4. 교육개요
1) 일 시 : 2014년 1월 10(금, 10:30~1800), 1월 11(토, 10:00-12:00)
2) 장 소 : 토즈(삼성역 8번출구)
3) 참석대상 : 단재학교 구성원 3명
4) 진 행 : 한국감마센터 (박순덕 트레이너)
5) 준 비 물 : 워크시트, 칠판, 빔프로젝트, 노트북, 필기도구, 전지, 매직,
낱말카드, 스카치 테이프
6) 세부일정 및 진행내용
① 첫째날(1/10) : 나와 단재학교 / 조직의 정체성 확인하기 / 조직분석 / 고객분석(청소년, 학부모) / 환경분석 / 사명수립 및 핵심과제와 비전 수립하기
② 둘째날(1/11) : 고객과의 만남(청소년, 학부모)을 통한 교훈, 사명 및 비전에
관한 의견수렴
일정 | 시 간 | 주 제 | 세 부 내 용 | 비 고 |
1/10 (금) |
9:30~10:30 | 기초법률 강의 | 대안학교, 학교밖청소년과 관련한 기초 법률 강의 | 윤지효변호사 |
10:30~11:00 | 만남 및 오리엔테이션 | 작업에 대한 공유와 안내 워크숍에 대한 기대 나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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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11:30 | 작업1. 나와 단재학교 |
단재에서 일하는 나를 생각해 보기 나의 동기/기대/두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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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12:00 | 사명이란? 비전이란? |
사명과 비전에 대한 개념이해 | ||
12:00~13:00 | 점심 및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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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4:00 | 작업2. 조직의 정체성 |
활동 확인하기 활동의 배경 이해하기 조직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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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15:00 | 작업3. 고객분석 |
청소년/학부모 분석 작업을 통한 핵심과제 찾기 | ||
15:00~15:30 | 작업4. 환경분석 |
제도 및 정책, 사회적 환경의 변화 분석 | ||
15:30~16:30 | 작업5. 교육철학(교훈) 및 사명문 작성 |
교육철학(교훈) 설정 사명정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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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17:30 | 작업6. 비전수립 |
핵심과제 정리 비전그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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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18:00 | 종합 | 작업 종합하기 평가 및 소감나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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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토) |
10:00~11:00 | 학부모와 학생대표와의 만남 | 단재학교에 대한 동기와 기대 나눔 | |
교훈, 사명 & 비전공유 및 피드백 |
5. 세부일정표
단재학교의 교육철학(교훈) |
핵심가치 : 도전, 배움, 나눔 교훈 : “도전하고 배워서 남 주자” |
단재학교의 사명 |
“단재학교는 도전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위해 배우며 성장한다.” |
단재학교의 비전 2016 |
1) 단재학교만의 핵심가치(도전, 배움, 나눔)를 추구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정립한다. 2) 재정자립 100%를 달성하여 안정적인 교육여건을 마련한다. 3) 청소년, 학부모, 교사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여 활기찬 학교분위기를 조성한다. 4)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연계하여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학교로 발돋움한다. |
2. 성과 및 총평
1. 학교 운영과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었다.
5년 동안 단재학교가 교육기관으로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 문서화되었거나, 단어로 명료하게 드러내지 않았을 뿐, 걸어온 그대로가 정체성이며 삶이라고 했을 때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온 것이다.
하지만 5년이란 시간을 반추하며 새로운 5년을 준비할 필요는 있었다. 누구나 살아온 그대로 말할 것이기에, 우리의 이와 같은 반추의 시간도 지내온 시간들을 다시 단어로 뱉어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단어로 명료화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정체성이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정해진 핵심 가치가 ‘도전, 배움, 나눔’이다. 이런 정체성을 통해 단재학교를 더욱 다듬고 앞을 향해 어떻게 나아갈지 정하는데 도움이 된 것이다.
2. 감마모델을 통해 철학, 비전, 미션 수립하였다.
감마모델은 어찌 보면 하나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소통을 증진 시키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명의 교사가 품고 있는 철학, 비전, 미션엔 공통분모가 있지만, 세부적인 상황으로 들어가면 부딪히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공통분모를 어떻게 끌어낼 것이며, 부딪히는 부분을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감마모델은 알려주었다.
그와 같은 소통의 장에서 철학과 비전, 미션이 수립되었고 이와 같은 한 목소리를 내며 단재학교의 교육과정을 세밀하게 다듬고 교육활동을 펼쳐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학생과 이런 것들을 어떻게 풀어가며 어떤 배움의 장을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다.
3. 교육과정수립과 평가시 유의해야 할 점을 알게 되었다.
교육과정은 어찌 보면 교육철학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으며, 그걸 통해 모든 평가기준, 수업까지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정량화되고 서열화된 평가를 지양하며, ‘그 사람을 깊이 알 수 있는 평가’ 즉, 서술식 평가를 지향한다. 그러한 서술식 평가 또한 ‘도전, 배움, 나눔’의 가치에 따라 평가될 일이지, 다른 사람과의 ‘비교 우위’를 평가할 일은 아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이러한 평가에 대한 기준 자체를 명료히 할 수 있게 되었고 유의 사항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4. 과제 : 교육철학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정립과 3개년 목표 및 전략을 수립, 학교 홈페이지 구성, 학교운영위원회 설립과 역할(교사회는 교육 중심, 운영은 학부모회)에 관한 기초에 도움
3개년 계획 또는 5개년 계획이란 단어에서 ‘기업가 마인드’가 느껴져서 우려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학교는 기업가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님에도, 학교를 꼭 경영기관인 것처럼 만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접근을 하면 교육의 지속성은 사라지고 목표 전략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교육 과정이 그 때, 그 때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 말은 교육이 기업가 마인드와 얼마나 배척이 되는지 명료하게 알려준다. 기업가 마인드는 극단적인 효율주의, 그리고 투입과 동시에 결과물이 나오는 즉각적인 반응을 중시한다. 그러나 교육은 지금 하는 것들이 언제 결과가 나올지, 그리고 어떤 식의 결과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기에 충분히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철학을 추구하며 진행해야 한다. 우리의 교육 철학에 근거하여 배움의 장을 열어갈 때, 학생들로 성장할 것이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의 3개년 계획은 가시적인 성과(학생수를 몇 명으로 늘린다, 지원금 몇 % 확보 등)를 목표로 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갈 수 있는 교육과정의 체계화, 소통 가능성 확보, 지역연계, 재정자립과 같은 것들을 목표로 정했다. 그건 학교의 특성인 ‘시간에 따른 변화의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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