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준비] 9월 30일: 자전거 여행 기간 중 ‘오늘 강변 하늘은 하루 종일 맑음’ 본문
장기간 여행을 떠날 때, 아무래도 가장 걱정이 되는 건 ‘비나 오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더욱이 이번 여행은 자전거로 달려야 하는 여행이다 보니, 더욱 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두 바퀴로 달려야 하고 나름 속도도 있다 보니, 빗길 운전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비가 온다고 아예 멈춰 서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계속 기상청에 들어가 여행 기간 중 일기예보가 어떤지 보고 있다.
지리산 종주, 남한강 여행 때의 기상 상태는?
최초의 도보여행이었던 지리산 종주 때는 비 예보가 들어 있었다(여행 후기보기). 그래서 우의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여행을 시작했지만, 다행히도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한 후에 비가 왔고, 기온으로 인해 눈으로 내리고 있어서 한시름 덜었다. 저녁내내 눈이 내려서 새벽에 천왕봉에 오를 수 있으려나 걱정이 됐지만, 오히려 눈을 해치며 천왕봉에 오르는 산행은 일생일대 최고의 순간이 되었다. 비록 해가 뜨는 건 보지 못했지만, 안개가 빨갛게 물들어가는 장관을 보았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 지리산 종주 중 비 예보는 저주이기보다 오히려 축복이었다. 그 덕에 지리산 천왕봉의 세 번 오르며 변화무쌍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 해에 떠난 남한강 도보여행 때는 비 예보가 전혀 없었기에 우린 가을을 만끽하며 신나게 걸을 수 있었다. 재익이가 체력이 달리는 바람에 첫 날은 좀 늦어졌지만, 곧 적응했고 여러 미션을 하며 신나게 걸을 수 있었다(여행 다큐 보기).
▲ 가을 하늘의 높고 푸르름을 맘껏 느낄 수 있던 여행이었다. 가을 속을 거닐어 들어가는 사람들.
날씨도 자전거 여행의 안전을 빌어주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여행에서 기상 상황은 어떨까? 9월 24일부터 10월 4일 일기예보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그 다음 일기예보가 공개되었다. 하루씩 지나며 공개되는 일기예보를 볼 때마다 얼마나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봤는지 모른다. 그건 ‘마치 로또에서 번호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조리는 마음’과 같다고나 할까.
▲ 왼쪽부터 대구, 청주, 서울의 일주일간 날씨다. 우리가 가야 할 주요 길목이라 할 수 있는데 다행히 비 예보는 눈꼽만치도 없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어제는 10월 9일의 일기예보까지 공개되었는데 거기엔 비 예보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번 주 목요일(단재학교 2학기 전체여행 중 이튿날)에 비 예보가 있다. 불행 중 다행이랄 수밖에 없다. 어차피 전체여행은 날씨에 따라 일정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에 반하면 ‘자전거 여행’이라 컨셉이 정해진 이번 여행엔 비가 오지 않는 건 천운이라 할만하다. 날씨의 신도 우리의 여행이 무사하게, 안전하게, 그러면서 맘껏 달릴 수 있게 빌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제 날씨까지 완벽하게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10월 4일에 훌훌 털어버리고 신나게 달리기만 하면 된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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