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건빵/단상 (64)
건방진 방랑자
갑자기 은행대출을 받고 다달이 갚게 되면서 한 달에 쓸 수 있는 돈이 확 줄어들었다. 어머니가 예전에 하셨던 말씀인 “하루하루 근근이 산다”는 게 이런 것인가? 그러다 보니 ‘월급날만 기다리며 산다’는 말이 딱 내 꼴이 되었다. 예전엔 그 말이 단순히 ‘돈이 들어오는 날이라 기분..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한단다(해당 기사보기). 그것도 분명히 여러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다. 삶은 다양한데, 학교의 방침은 일방적으로, 하나의 관점으로 흐른다. 근데 왜 이게 문제가 되는 걸까? 그 이유는 하나 아닌가. 교과서에 서술된 방식으로 가르쳐야만 하고, ..
▲ 글이 말랑말랑하다. 하지만 그 속은 깊다(출처-한겨레 신문) 이 글을 보니 섬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우리 사회가 엄청 편한 사회이고 우린 무의식 중에 그걸 향유하고 있다는 거. 동네 구석구석마다 편의점이 있고 가로등이 밤을 낮처럼 환히 비춰주는 사회라는 거. 그렇기에 교육혁..
스마트폰을 중고로 사서 쓰고 있다. 그런데 중고폰을 사서 쓴다는 건, 쓰다가 팔고 또 새로운 중고폰을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리는 감상이 있어서 몇 자 적고자 한다. 1. 폰을 나중에 팔려고 생각하면 맘대로 쓸 수가 없다. 팔릴 때 그래도 높은 가격에 팔기 위..
동성애를 하나의 정신질환으로 보거나 사탄의 저주로 보거나 한 때의 방황 정도로 보는 사람이 꽤 많다. 특히 한 때 기독교 신자였던 덕에 기독교 친구들이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동성애를 터부시한다. 신의 섭리를 거스른다는 이유를 댄다. 그럼 묻고 싶다. 이성애異性愛인 그대는 동성 ..
저번 주와 이번 주 1박2일(관련 기사 보기)을 아주 재밌게 봤다. 그 중 단연 문근영을 띄워주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보였지만.그럼에도 재미 있었다. 그럴 때 만약 내가 피디라면 어떨까 생각하곤 한다. 톱스타, 뭔가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나왔을 때 그들을 어떻게 모두 살려낼까 고민되..
오늘 카작 아이들이 정식으로 등교하는 날이다. 2013년 카작 방문을 한 후 월요일엔 쉬었기 때문인지, 이번에도 아이들은 월요일에 쉴 것을 요청하더라. 이에 민석이는 학교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이번 여행이 끝나고 공항에서 승태쌤이 우리에게 월요일날 학교에 등교하라..
삶을 살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필요하다. 작은 것을 이루어낸 뿌듯함이든 큰 것을 이루어낸 뿌듯함이든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일이면 카자흐스탄에 문화교류를 간 단재 친구들이 귀국을 한다. 2013년의 그 광경(해당 글 보기)이 떠오른다. 3주 만에 한국에 간다는 게, 그래서 이 ..
어제 학교 밖 지원센터 네트워크 학교의 회의가 있어서 을지로를 찾았다. 이런 모임에 잘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낯설고 분위기 파악도 잘 되지 않은 채 2시간여의 회의가 끝났다. 산나물쌤이 한 턱 쏜다고 하여 가게를 찾던 중 '다동 골뱅이 치킨' 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여기가 '도깨..
사스 사태, 이번의 메르스 사태를 보며 우려와 걱정으로 평소 같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정들이 취소되고 되도록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신중함 내지 소심함을 보게 된다. 하지만 학부모님이 올려준 아래의 글은 이번 사태에 대한 아는 사람의 넉넉함이라 할 수 있다. 저번에 좋은 지..
2009년에 떠났던 국토종단기를 6년이 지난 지금 다시 다듬고 있다(해당 글 보기). 지금의 나는 그 때 배태된 것이더라.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의 틀, 대인관계의 모든 것이 그 속에 들어 있었다. ‘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그래서 와 닿는다. ‘원시 기독교(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공인되기 전 기..
자본주의는 말한다. 끊임없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가져라’라고 말이다. 그래서 누구 할 것 없이 채우고 가지려 애쓴다. 더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많이 가진 것은 흠이 되지 않고, 그 사람의 능력이라 여겨지기까지 한다. ▲ 끊임없는 소유욕은 결국 현실에 만족하는 못하..
5.18(5.18 32주년 전야제 기록 보기)은 신군부가 일으킨 정권창출을 위한 합리화의 한 부분이었다. 미국이 인정하지 않고서는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군대를 접경지역이 아닌 남부지방으로 파견할 수는 없었다. 아래의 기사는 미국에게 있어 대한민국이 어떤 위치인지를 잘 알려준다. 변..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도 있지만, 이 말만 들어도 왠지 서글퍼진다. 여기서 ‘봄날’은 좋았던 때를 의미하고, ‘간다’는 것은 해질녘의 쓸쓸함이 상기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생 중에 어느 순간이고 ‘봄날’이 아닐 이유는 없겠지만, 사람의 의식이란 게 자꾸 ‘왕년’으로 돌아가..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예전엔 인간과 동물의 이분법적인 시각으로만 이 영상을 보며 감탄을 하곤 했었는데(예전 리뷰 보기), 오늘 단재 친구들과 함께 다시 이 영화를 보며 뒷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요괴 대작전' 후에 너구리들도 여러 파로 ..
최규석 작가와의 북콘서트 현장. 변영주 감독이 사회를 보니 유쾌한 분위기에 회장이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고 최규석 작가의 한껏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에서 터지는 유머에 [송곳]이란 작품에 대한 애정도가 더 급상승하고 이수인의 실제 모델인 김경옥 위원장의 510일간 투..
오늘은 송곳 작가 최규석씨와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초대글을 봤을 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찌 되었든 막상 홍대까지 오려고만 하면 귀차니즘이 발동하곤 한다. 먼 곳을 떠나듯 가기 싫은 마음이 파도를 치니 말이다. 그런 아슬아슬한 유혹을 물리치고 이곳에 왔다. [송..
풍운아 다우시달까. 대부분의 어른이 한결 같은 말("돈 많이 벌어 성공해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남들처럼 살아라")을 할 때, 선생님은 전혀 다른 얘길 하신다. 뻔뻔한 사람이라는 자신에 대한 규정, 불한당이 되려 대학에 들어갔다는 표현, 교사란 기다려주고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이..
내일이면 1주기다. 전주로 단재학교 학생들이 여행을 온 날. 단재친구들도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인양하겠습니다"라는 글로 마음을 보탰다. 저녁엔 치명자산에서 담력훈련을 했는데 도로에선 시민들이 1주기를 추모하러 도로행진을 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 미리 알았으면 함..
봄이 왔다는 게 언제 느껴질까? 외투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 울긋불긋 색색의 꽃망울이 보일 때, 새학기가 시작되어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을 볼 때, 봄이 한결 가까이 왔다고 느껴진다. ...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봄을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감정이 아닐까. 설레고 무언가 잘 될 것만 ..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이토록 다른 판단을 할 수가 있다.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토록 다른데, 과거에 대해서는 오죽할까. 해석의 싸움은 오늘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무상급식/의무급식, 인양을 통한 진실 밝히기/세금낭비, 포퓰리즘/무상공공산후조리원 등등. ▲ 위의 사진을 클..
서울의 유명한 종합병원의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서술이 곧 처방이다'라는 말처럼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에 따라 어떤 식의 처방을 내리는가를 알고 싶어서 여러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의사의 서술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심리학은 아이들 편..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곧 있으면 일 년이다. 국가가 또는 시스템이 어떻게 재난을 관리하는지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잘 나타나 있다. 세월호에 대해 잘 알고 싶은 분들은 [괴물]에 나타나는 봉두네 가족의 분노에 공감할 수 있으면 된다. 국가나 시스템은 발본색원이든, 원인규..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과거는 그냥 하나의 굳어진 사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관점으로 풀어내냐에 따라 수만가지로 재해석될 수 있는 현재이기 때문이다. 원시유학을 주창한 공자, 그걸 딱딱한 논리로 풀어놓은 맹자와 합리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순자의 대립, 불교와 우주론..
나이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더라. 과거의 나를 미화하려 하고 현재의 나를 치켜세우는 사람은 나이만 먹었지 결국 몸만 큰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부단한 자기성찰과 자기부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채현국 어르신을 통해 알 수 있다. ▲ 윗 사진..
그렇지 않아도 도올샘의 [노자한글역주]의 출간이 궁금하던 차였는데, 7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한국사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이니 괜히 설렌다. 2015년에도 읽을 복이 터졌다. ▲ 윗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글로 링크됨.
무한도전은 2012년도부터 보기 시작했다. 그 전만해도 '개그맨들의 저질 개그' 정도로 폄하하며 눈살을 찌부리기에 바빴었는데, [지리산 프로젝트] 영상을 찍을 생각을 하다 보니 새롭게 보였던 것이다. 명색이 영화팀 교사인데 미디어에 대한 편견만 가득한 꼴이다~ [무한도전]의 매력은 ..
민들레 읽기모임에선 방학 기간 중에 1박 2일 모임을 진행한다. 올핸 어화둥님 집에 모여 [민들레] 96호를 읽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의 이야기는 제비꽃님의 말처럼 "틀이 변해야 태가 바뀐다", 별나들이님의 말처럼 "안 하던 짓을 하면 (과거 자신의 가치관과 모습이) 죽는다"라는 말과 ..
어느 봄날 나는 정원에서 우연히 나비의 누에고치를 발견했다. 다가가서 보니 고치의 한 쪽에 작은 구멍이 뚫리면서 나비가 막 빠져나오려는 순간이었다. 나비는 아주 천천히 그 작은 입으로 고치집을 헤치고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그러기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나는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