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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단상

정신병원이 창궐하는 세상은 정신병자를 양산하는 사회

gunbbang 2015. 4. 7. 07:57

서울의 유명한 종합병원의 정신과 의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서술이 곧 처방이다'라는 말처럼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에 따라 어떤 식의 처방을 내리는가를 알고 싶어서 여러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의사의 서술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라는 책을 통해 심리학의 민낯을 보게 되었는데, 그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심리학의 한계가 여실히 느껴졌다.
의사는 '선천적인 뇌의 이상으로 충동적인 성향이 있다'고 이야기했고, 그런 사람을 위한 처방법으로는 약을 투약해야 한다고 단순히 말했다. 그 약이란 게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의사의 소견으로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선천적인 문제라는데 누가 문제제기를 할 것이며, 약을 처방한다는데 누가 이의 제기할 것인가.
하지만 문제는 '선천적'이라 규정하는 순간 그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까지 모두 죄의식에 짓눌려 살아야 한다는 것이며, '약만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약의 문제점을 경시한 생각일 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심리학이 지배하는 세상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정신병원이 창궐하는 세상은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사회라기보다 정신 이상을 부추기며 대부분의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드는 사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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