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건빵/교육이란 (23)
건방진 방랑자
때론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이미 사회적인 어떤 합의, 또는 어떤 권력, 또는 어떤 시선에 의해 당연한 듯 규정된 것들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당연함’에 대해 다시 한 번 눈을 부비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래의 사진은 풍납 ..
2010년에 한 대학생은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며 대학을 자퇴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에 한 고등학생은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라며 학교를 그만두었다. ▲ 왼쪽부터 대학을 그만 둔 김예슬양과 고등학교를 그만 둔 김다운양의 일인 시위 모습. 그대..
좋은 지식과 나쁜 지식이란 구분이 있을 수 있을까? 예전엔 모든 지식이란 필요하며, 알아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건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는 게 병’이라는 것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좋은 ..
홍준표 지사가 손석희씨와의 인터뷰 중에 '무차별 급식'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 단어 하나로 그가 생각하는 복지의 개념을 엿볼 수 있다. 복지라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차별 없이 두루두루'라는 뜻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그가 말한 단어의 정의와 비슷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경쟁을 하며 살아야 한다면, 어려서부터 철저히 경쟁적인 환경에서 이겨나가는 법을 가르치며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이 말 자주 듣던 말이었고 반박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고 과잉된 체험을 시키며, 끊임없이 "이겨라!"라고 외칠 수 ..
많고 많은 교육전문가가 있다. 하지만 그 때의 교육이란 얼마나 짧은 기간에 얼마나 많은 점수를 올려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얼마나 체계적으로 학생을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교육전문가가 아닌 사육전문가만 판치는 세상이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의 시야를 좁히는 게 아닌 세상과..
"한국에서 교육이란 아이들의 영혼이 성장할 시간을 1분1초도 허용하지 않는 노력을 뜻한다." 김규항씨가 <한겨레 신문>에 쓴 칼럼이다. 이 같은 생각에 심히 동감한다. 이 말대로 '교육답지 않은 교육'이 아닌 성장할 시간을 1분 1초라도 허용하는 교육을 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런 교육..
경이로움이 아니라 괴이스러움이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2시에야 잔단다. 사무직일을 그렇게 한다면 사람이 미추어버릴 것인데 공부는 괜찮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 위 이미지 클릭 시 원 글로 링크됨.
오늘은 좀 황당한 상황을 들었기에 글을 쓰고자 한다. 아무리 여러 생각을 덧보태고, 세상에 대한 다양한 꿈을 꾼다 해도 현실이란 벽에서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감정이 격한 상태로 글을 쓰느니 만큼 너무 감정적이 되더라도 양해 바란다). 교육은 ..
흔히 이런 기사를 보면, 역시 교육 일번지인 강남 대치동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다른 지역 아이들은 공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이 현상이 결코 정상적이지 않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회가 불안을 조장하고 두려움을 유발하고 있다. 사회-개인의 무서울 정도의 변증법적인 관계가 그와 같은 상황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는 길은 유지모로 교수가 이야기 했듯이, 새로운 문법을 창조하는 코뮤니티를 만드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 ..
북악산으로 향하는 아침, 마음이 가볍다. 하지만 집 앞에 있는 성내초등학교 정문의 모습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학교에 데려다 주고도 떠나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과 한 학생이 든 팻말의 '학부모님은 여기까지만'이란 글귀가 이 시대의 광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지상의 별처럼]은 나에게 하나의 텍스트다. No 1이 아닌 Only 1을 위한 텍스트. 그건 내가 대안학교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 개월 전 단재학교 입학설명회에 온 학부모가 "어차피 아이들은 경쟁주의 사회에 나가 살 것인데, 단재학교에선 어떤 준비를 하나요?"라고 물었다. 그 분은 동아..
유치원이 버스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어서 버스타고 다녔다. 어느 날 늘 타던 버스가 보이기에 후다닥 뛰어가서 탔는데, 평소와 다른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종점까지 타고 갔는데 너른 벌판이 펼쳐진 시골(아마도 임실쯤이지 않았을까)의 한적한 풍경만 보이고..
눕혀서 심은 쪽파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선다. 이처럼 사람도 자연의 힘을 받아 홀로 설 수 있을 텐데, 우려와 걱정, 공부한다는 명분으로 못 서게 막고 있는 건 아닌지.
어제 체육을 갔다 와서 4월 일정에 대한 회의를 한 후에, 8시에 되어서야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난 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되었다. 이야기는 『마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관련 글 보기). “마리가 과연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느냐?”라는 얘기에서 시작되었다. 분명한 건 ‘..
나는 학창시절에 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연도표를 외우거나 어떤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사시험을 보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국사를 아는 척하는 사람이 됐다. 과연 얼핏 아는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 사람이기만 ..
나는 학창시절에 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연도표를 외우거나 어떤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사시험을 보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국사를 아는 척하는 사람이 됐다. 과연 얼핏 아는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 사람이기만 ..
어느 부모인들 그러지 않겠냐만은, 자식 잘 되라고 학원에 보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여태껏 자기 스스로 잘 해온 아이인데도 그걸 믿지 못하고 학원에 보낸다. 거기엔 남들에게 뒤처지면 어쩌나, 내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놔두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렇기 때..
이런 소동을 회오리바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내 의지가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떠나기 전에 밥을 먹고 있었는데 낯선 번호로 연락이 온 것이다. 내용인즉은, 군산중에서 기간제 교사를 모집하는데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기간도 맘에 들고 출퇴..
▲ 일제고사를 보는 학생들과 부당함에 맞서는 학생들. 어제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전국 일제고사가 치러졌다. 10월에 치러진 일제고사에서 현장 체험학습을 떠나보냈다는 이유로 8명의 교사가 해임된 사건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도 어떤 불상사가 생기지나 않을까 관심이 집중될 수..
교육을 하려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고민해봐야 하는 건, ‘교육이란 무엇인가?’하는 걸 거다. 교육에 대해 사회적인 여러 합의들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완벽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교육을 수단화 한다는 데에 크나큰 문제가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