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가치는 합의 후에 생기며, 교육은 활동 후에 생긴다 본문
어제 체육을 갔다 와서 4월 일정에 대한 회의를 한 후에, 8시에 되어서야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난 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되었다.
이야기는 『마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관련 글 보기). “마리가 과연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느냐?”라는 얘기에서 시작되었다. 분명한 건 ‘실천’이란 영역 하에서는 학습이라 할만 했다. 하지만 우린 어디까지나 ‘획득’이라 할 때에만 학습이란 것을 했다고 말해왔기에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실제적으로 개인의 능력엔 아무런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관해 전혀 다른 이야기로 이어갔다. ‘돈의 가치’에 대한 일화로 말이다. 돈은 종이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가치가 만들어질 당시에, ‘이 종이는 다른 종이와는 다르게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은 ‘종이가 한국은행에서 발행되고 액면가가 써져 있으며 일련번호와 복사방지장치가 되어 있으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돈이다’라는 관념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엔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흥선대원군이 발행한 당백전과 같이 국가에서 인정하려 해도 되지 않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쨌든 지금은 ‘종이돈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실질제작비는 한국은행 측에서 “제조 원가를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천원권부터 5만원권의 지폐를 만드는 데 장당 평균 120원이 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여기엔 전혀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애초에 가치가 있어 가치가 생긴다’라는 관점이 아닌, ‘애초에 가치는 없는데, 합의할 땐 가치가 발생한다’라는 관점으로 말이다. 이렇게 관점이 바뀌면 할 수 있는 얘기가 정말로 많아진다. ‘가치가 있네, 없네’로 모든 판단 기준을 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특히나 말이다. ‘가치가 있네, 없네’는 결국 ‘합의가 되었나, 되지 않았나?’이기 때문이다. 등산을 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하고, 길거리에 지나며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박물관에 찾아가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활동 후에, ‘이런 활동이 나에겐 의미가 있었다’고 합의될 수 있다면, 그건 의미 있는 활동이 된다. 이런 논의 하에서 말한다면, 의미 있는 활동은 더욱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럴 때 상상력은 더욱 자극되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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