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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 자연아! 난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본문

후기/[후기]관람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 자연아! 난 널 좋아하는 것 같아^^

gunbbang 2009. 3. 19. 17:43



  腐海와 王蟲이 가득해서인지 처음엔 조금 거북했던 애니이다.

  라퓨타는 코난을 보는 듯한 들뜬 기분이 들어서 보는 내내 즐거웠고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지만, 나우시카는 해충들의 엽기적인 모습에 처음엔 마음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보다보니, 그 모든 게 정확히 역전이 되는 놀라운 현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엽기적인 모습이 어느 순간이 귀엽게 보이게 되었으며, 인간들의 정겨운 모습이 어느 순간 엽기스러움의 극치로 보이게 되었다.

  이런 애니를 만들 수 있었던 미야자키의 상상력에 우선 갈채를 보낸다. 일본의 제국적인 야욕과 자연파괴적인 개발 정책들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이런 애니를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과학의 발전과 개발 정책으로 자연은 정복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산을 깍아내릴 뿐 아니라, 터널을 뚫느라 자연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곤충은 없애야 할 것들, 해충이라 판단 되면 씨앗을 말려 죽이려 노력한다. 인간만이 살아남는다. 하지만 자연을 없애며 살아남는 인간은 결국 암이 숙주의 몸에서 무한 증식하지만 숙주가 죽은 후엔 사멸할 수밖에 없듯이, 인간도 사멸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과의 공존,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살기.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며 행복일 것이다. 부해와 오무은 인간의 적이 아닌 자연의 파수꾼이었듯이, 자연을 정복해야 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