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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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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후기]관람

[단상] 이웃집 토토로

gunbbang 2009. 3. 23. 17:27

 참 아름다운 영화이다. 이건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우리의 본향이며 우리의 지향점이다. ㅋㅋㅋ(너무 띄워주는 듯한 느낌이군. 그치만 맞는 말임)

  메이네 가족이 이사가는 데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아이들이 집주변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집에 대한 호기심을 불태우고 있던 그 때, 메이와 그의 언니는 마당에 있는 큰 나무를 보고 신기해라 한다. 여기까지 볼 때만해도 너무나 일상적인 아이들의 모습이라 그저 그랬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 장면에서 펼쳐졌다.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이 큰 나무를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짓자, 아빠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아이들을 향해 "녹나무란다"라고 말하며 무관심하다.

  이 장면을 보고서 무슨 생각이 드는가? 내가 이 장면에 놀란 까닭은, 아이들은 자연에 대해 그런 호기심과 경이로움이 있는데 반해 아빠는 '녹나무'라는 이름을 안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겐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며 놀잇감이 되는 데 반해 어른들에겐 그저 동일한 일상이기에 모든 것에 실증내며 따분하게 생각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메이와 그의 언니는 세상과 자연과 맘껏 소통할 줄 안다. '동그리'도 보고 '토토로'도 보며 직접 대화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녹나무라고 단정하며 더이상 호기심이 없었던들 메이 또한 토토로를 만나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호기심과 열린 마음이 녹나무를 맘껏 탐색할 수 있도록 했으며 토토로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별일이다. 이런 영화를 보며 맘껏 행복해할 수 있다는 것도... 왠지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 어렸을 때의 나 자신이 아니라, 그런 감응력을 지니고 있던 그 때의 나로 말이다. 이젠 좀더 나 자신을 해체할 때인 것 같다. 오늘은 과연 토토로를 만날 수 있을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