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3.02.27 중등팀 - 넷 째주 자작시 쓰기 본문
김민석
밤
밤
밤은 어둡다.
밤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간
그 순간 얼음처럼
차가운 달은
세상을 희미하게 비추고
작지만 따스한 별들을
어둠을 배경삼아
곰이나 전갈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올라간다.
하지만 달과 별이
어둠을 물리치려 해도
어둠은 건너뛸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뜨거운 태양이 올라오겠지.
오승환
하지만
태양이 지고 어두운 밤이 되었을 때,
하늘에는 태양이 없다.
하늘에서는 달과 별이
땅에서는 가로등이 빛을 비추지만
태양의 빛은 그 정도로 대신할 수 없다.
달이지고 밝은 낮이 되었을 때,
하늘에는 달이 없다.
하늘에서는 해와 구름이
땅에서는 나무가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달의 아름다움은 그 정도로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은 빛나고 아름답다.
김이향
시
감수성이 폭발하는 12시 30분에
나는 시를 쓴다.
펜 하나를 손에 쥐고
시를 쓴다.
이 내 두 손으로
슬픈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지도 모르고
내 웃음을 그려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재밌게 쓰느냐 이겠지
아, 혹시라도 착각하지
마라
난 지금 재미있게 쓰고
있으니까
자발적으로
김지원
버스 기사 아저씨
삑삑
카드를 찍고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출발해버리는 버스
넘어질 뻔한 순간을 넘기고
위험했다며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있을 때
눈앞에 보이는 안내문 하나
「승객의 안전을 위해 승객분들이
의자에 앉거나 완전히 서 있기 전에
출발하지 않습니다.」
뻥 치시네
아저씨 저 아직 제자리 못 찾았어요
출발하지
말아주세요오오오오오오오
꽈당!
박고은
이별
이 공간은 나에게 인연이 깊은 공간.
꽤나 익숙하고, 마치 내 집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고, 가족들과 헤어지는 듯한 느낌.
항상 이별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지는 법!
하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별은 하늘에 수 만개가 떠 있는 별 같다.
별은 수만 개가 떠 있다가 언젠가는 사라지니까.
나도 별과 같이 이별을 하지만 이별은 이별은
아름답다.
이별은 바람 같다.
“휘이이잉”, “휘이이잉” 바람 부는 소리와
동시에 만나면 기쁘다가도, 다시 “휘이이잉”
다시 바람 부는 소리와 동시에 슬프고도 애달픈
이별 통보가 내려진다.
박주원
냠냠
길을 가다가 분식집을 본다.
떡볶이가 맛있어 보여서 사가지고 와서 먹는다.
떡볶이 먹다보니 순대를 먹고파 다음 날엔 순대를 사 먹는다.
순대 먹다보니 떡볶이가 먹고파 다음날엔 둘 다 사 먹는다.
둘 다 먹다가 튀김도 먹고파 돈이 부족할까봐 고민된다.
결국 친구를 꼬드겨서 모듬 떡볶이를 사먹는다.
아이 마시쩡.
백규혁
소소한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이 모여
큰 기쁨과 즐거움이 되고
그것이 모여
커다란 행복이 된다.
그리고 그 행복을 먹고 자란
콩알만한 생명이
장성 다시 소소한 가족이 된다.
이건호
무제 2
이제 저는 걸을 수가 없어요
이제 앞이 보이지도 않아요
이제 마음의 문조차 열리질
않아요
너무 외로워요 너무 괴로워요
이제 말할 힘마저 없어요
그대 제게 와 주세요
저를 일으켜주세요
저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나뭇잎이 다 떨어진 추운 겨울 나무에
새 한 마리 날아와 둥지를 트듯이
임승빈
항아리
내 앞에 항아리가 있다.
그 안에는 돌멩이들이 있다.
그 돌멩이들은 2년 전에도 있었다.
그 안에는 커다란 돌이
여러 개 있었다.
어느새부터 돌멩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돌멩이
하나가 빠져나갔다.
항아리는 큰 돌멩이와 같이 있고,
싶었다. 그리고 텅 빈만큼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다행이다. 다시 다른 큰 돌을
담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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