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 14.03.09 문학의 오마쥬(박노해의 '발바닥 사랑') 본문
문학 읽기
발바닥 사랑
박노해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네 컷 만화로 표현하기
이건호
임승빈
김민석
오현세
송지민
이야기로 표현하기
이건호
한 여자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했다. 누구나 꿈꾸던 서울대에 말이다. 사실 그녀가 원하는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모님 지인 분들에 의해 나의 길을 이미 만드셨고 난 더 이상 뒤로도 앞으로도 갈 수 없는 그저 부모님이 원하는 길로만 계속 갔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이제 대학교 졸업도 했고 더 이상이 어린애가 아니니 부모님이 이제 놔주실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이미 부모님이 이세상은 여자가 살기 힘들다는 곳이라면서 직장까지 다 정해진 것이다. 그녀는 아무 반항도 부리지 못하고 원하지 않은 회사에 계속 다닌다. 회사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고 승격도 되고 월급도 점점 올라갔지만 그녀는 행복하질 않았다.
계속 참고 참고 다니다가 그녀는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내고 집을 나간다. 부모님은 막았지만 이미 맘을 단단히 먹은 나를 막을 수 없었다. 우선 친구 자취방에서 같이 지내기로 한다. 친구는 첨에 내가 미쳤다고는 했지만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겠다고 했다. 친구는 회사 가느라 자취방에는 나 혼자만 있었다. 계속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바람을 쐬러 밖을 나가자 유치원에서 막 퇴근한 아이들을 본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고 그때 순간 유치원선생님이 되기로 한다. 자취방을 구하고 계속 유치원선생님 공부를 했다. 되질 안 될지도 모르고 돈도 전 회사보다는 적게 벌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기뻤고 수십 번의 시험 끝에 드디어 통과했고 그 이후로 행복하게 산다.
임승빈
밤섬프로젝트
이거 아니면 안되! 정말 긴장된 ‘데이니호스’는 ‘서울대’에 가기 위해 등록금으로 전 재산을 냈다. 그는 똑똑한 효율주의자였다. 그는 사람들이 왜 높은 곳에 살고 싶어 하는지 이해를 하지 않았고, 바보라고 깔보았다. 왜냐하면, 너무 높아서 엘리베이터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엄청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가 없었다. 구체적으로는 친한 친구가 없었다. 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들이 자기 집을 보면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시험 날, 그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갔다. 며 칠 동안 씻지 않은 얼굴에 매일 꼬박꼬박 먹었던 3분 카레냄새와 땀 냄새 때문에 분위기 “분위기방해” 라는 항목으로 퇴출했다. 그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이번 시험은 정말 통과했어야 했다.
그의 인생은 거기서 방향이 바뀌었다. 고속도로를 시속 200킬로미터로 뛰던 차는, “분위기 방해” 라는 딱지를 붙이고, 과속벌금을 냈다. 그리고 지금은 돈부터 벌어야 했다. 요즘은 꿀알바로 통용되는 사회지만, 그가 꿀알바를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느 매점이나 가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그가 간 대부분의 곳은 알바생이 있던 곳이거나, 주인 혼자 일을 해도 상관없는 곳이었다. 더 큰 점은 그가 복장에 신경을 쓰지 않고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노숙자처럼 생긴 사람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라고 하면 누가 돈을 주고 싶겠는가? 실업자가 넘쳐나고, 알바가 넘쳐나는 사회인데.
그는 돈을 벌기 힘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돈을 벌 수 없었다. 돈이라는 개념도 커다란 한 팩에 3천원하는 3분 카레를 사고 난 이후에 알게 되었다. 그랬던 그가 자기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직업” 이라고 생각했던 노숙자라는 직업을 시작했다.
노숙자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자, 세상은 더 편해졌다. 배고프면 구걸하거나 상한 편의점 음식들로 배를 채우면 되는 것이고, 가장 큰 특 장점은 할아버지, 할머니 중에선 내가 유일하게 젊은 남자이니 어른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페마에서 라면을 사 먹었다. 페마에서 라면을 먹다 풉 하고 라면을 뱉었다. “내일 밤섬에 오실 분을 초대합니다!”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기쁨과 웃음이 쏟아졌다. 편의점 아줌마가 이상한 눈초리로 보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밤섬으로 간 그는 조작된 맴버들과 100일 넘게 지냈다. 100일이 넘은 그는 섬에서의 시간을 지루하다고 느꼈고, 섬을 뛰쳐나와 노숙자들과 함께 전국을 휘돌아다녔다.
김민석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세삼을 정처 없이 떠돌아 다녔다. 그는 길을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어 즐겁게 사는 여행자였다. 그는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발이 너무 아파서 근처의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낮이었지만 발이 너무 아파서 더는 걸을 수 없다고 느낀 그는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하였다. 여관에서 tv를 켜니 세계를 돌아다니는 내용의 다큐멘터리가 하고 있었다. 이 내용을 보니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밖을 보니 낮이고 날씨도 전날과는 다르게 매우 좋아서 밖에서 가벼운 산책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아픈 다리를 끌고 천천히 걸어가던 그는 어느 순간, 자신이 폐가 앞에서 오랫동안 폐가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폐가는 굉장히 거대하고 오래된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그 폐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자신이 귀신에게 홀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른 채 빠른 속도로 여관으로 달려갔다.
그는 여관 안에서 생각했다. “내가 본 것이 뭐지?” “귀신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그곳으로 다시 가기로 생각한다. 천천히 그 폐가로 걸어 가다 보니 다시 그 폐가가 나왔다. 이곳에서 한 참 동안 보고 있다 보니 뒤에 누군가가 있었다. “누구요?” 그가 물었다. 상대방은 대답하지 않았다. 몸을 돌려 그를 보면서 다시 물었다. “누구요?” 상대방이 대답했다. “이곳 주민입니다” 상대방은 여전히 자신을 보지 않은 채 말했다. 그 상대방은 자신과 같이 한참동안 그 폐가를 보고 있다가 돌아갔다. 그도 한참동안 그것을 보다가 어둑어둑 해질 때 여관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 “역시 난 귀신에게 홀린 것이 틀림없어” 라고 말하며 걸어가던 그는 돌에 걸려 넘어져 굴러서 기절해 버렸다.
일어나보니 뭔가 느낌이 이상하였다. 자신의 몸이 보였다. “이것이 유체이탈이구나”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공중에 떠 있었다. 이렇게 누워 있는데 근처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들이 들렸다. “살려주세요 !! 살랴주세요 !!” 그는 소리쳤다. 조금 뒤 이상한 생명체가 지나가는 것을 본 그는 공포에 질렸다. 그 이상한 생명체는 말벌이었다. 이 벌은 자신을 향해서 날아왔다. 자신을 물고 날아간 그 벌은 작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이 생명체는 자신을 조금씩 뜯어먹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육체를 먹는 그 벌은 조금 뒤 자신의 발만 남기고 자신을 잡아먹었다.
落(낙) 地(지)
오현세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사무직이었고 항상 무의식적으로 일했다. 이 남자는 생각하는 시간이 별로 없었고, 기계처럼 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하려고 탄 지하철에서 잡생각을 하다 엉뚱한 역에서 내리고 만다. 이 남자는 기계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직장에서 집으로 오가는 길 외엔 길을 전혀 몰랐다. 길을 잃어버린 이 남자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사실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었다. 며칠 전 암말기 진단을 받았지만 이 남자는 말 그대로 ‘기계’였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출근을 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남자가 살 수 있는 마지막 날에 길을 잃은 것이다.
이때부터 남자는 처음으로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된다. 이 남자는 집으로 찾아가기 위해 여행을 한다. 여행하는 도중 여러 가지 장애물과 부딪힌다. 밤이 되고 죽을 시간이 다가오자 남자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지금껏 기계같이 살던 자기 자신에게 후회하지만 오늘이라도 생각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죽는다.
송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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