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전주 & 임실 여행 - 1. 자만 벽화 마을, 오목대 본문
4월 15일(수)
검정고시(4월 12일)가 끝난 후, 단재학교 학생들도 본격적으로 꿈을 찾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2월에 개학한 단재학교는 3월까지 두 달간 '검정고시 집중학습 기간'으로 잡고, 함께 검정고시를 대비한 공부를 했다. 모처럼만에 결과가 곧바로 드러나는 시험을 보는 학생들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공부 강도는 셀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말할 지도 모른다. '검정고시가 제일 쉬운 시험 아니예요. 그런데 뭔 그런 시험을 보면서 호들갑이세요'라고 말이다. 하지만 시험이란 게 단순히 쉽다 어렵다의 문제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곧바로 드러나는 것이기에, 그에 따라 바짝 긴장하게 되고, 한 문제 한 문제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이다.
시험이란 과정을 잘 통과한 그대들에게 이번 여행은 '잠시 쉼'이거나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일 테다. 이 시기를 지난 사람들에겐 학생들의 열심히 사는 모습이 성에 안 찰지는 모르지만, 공지영의 '사람들은 누구나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쓰리고 아프다'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힘들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순간일 것이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치즈마을에서 치즈를 만들자'에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찾다 보니, 자연스레 임실로 가게 되었고 임실에서 할 일이 많지 않기에 자연스레 전주를 거쳐 가는 여행으로 스케쥴을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연유로 뜻하지 않게 내 고향 전주에 단재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1.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전주에 가기
여행 간다며 신난 지민이와 천호역에서 만나 용산역까지 함께 갔다. 이 날 지훈이도 함께 천호역에서 만났는데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나왔다.
민석이에게 여행은 '타짜 수련 기간'이었다. 시간만 나면 카드를 꺼내들고 맹렬히 정리하는 연습을 했다.
여행은 어찌 되었든 설레는 시간이다. 미지의 세계를 만날 것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에 기쁨이 넘친다.
규빈이와 지민이는 함께 앉아 여행을 했다.
역시 무궁화호는 의자를 돌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가는 맛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다리를 펴기에 의자가 좁다는 문제가 있다.
현세와 지훈이는 여행 내내 딱 붙어 다녔다. 현세가 지훈이를 많이 의지하는데, 지훈이도 잘 받아준다.
우리 자리를 찍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 사진만 있는 아쉽다. 우리 자리엔 주원이 민석이, 승태쌤, 나 이렇게 4명이 앉았다.
기차는 무려 3시간 20분 정도를 달려 전주에 도착했다. 자고 얘기하고 또 자고. 그러다 보면 전주에 도착한다. 느림이 주는 완벽한 여유.
드디어 전주역에 도착했다. 싱그러운 기분으로
숙소에 도착하여 잠시 쉬는데도 민석이의 카드는 한 순간도 멈추질 않는다.
숙소에서 내려다 본 한옥마을의 풍경. 이곳의 풍경은 요즘 들어 더욱 심하게 바뀌고 있다. 관광지로 각광을 받으며 더욱 그렇다.
2. 자만벽화마을, 한벽루 구경
역시 한옥마을이기에 한글로 된 간판이 맘에 든다. 인사동 근처의 스타벅스도 한글간판을 달았던데, 이런 식의 시도들이 더욱 많은 곳에서 일어났으면~
첫 날 일정은 자만벽화 마을을 지나, 한벽루에 오르는 것이다. 벽화마을로 가는 길에.
자만벽화마을은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며,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유로 갑자기 유명해진 곳이다. 벽화를 그려 특색을 갖추고, 구경할 거리도 많다. 이곳은 예전에 내가 살던 곳인데, 서울의 여느 산동네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산비탈에 집을 짓고 살던 곳이었다. 그런 곳이 이렇게 바뀌었으니, 이것이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할만 하다.
현세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규빈이.
드디어 한벽루에 왔다. 이곳은 고려 시대 이성계가 남원에 쳐들어온 왜군을 물리치고 이곳에 와서 '대풍가'를 불러재꼈다고 알려진 곳이다. (오목대에 대한 설명 보기)
지금은 편안한 쉼터이며, 대사습 놀이 기간에는 판소리 공연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정식 명칭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땐 '가위팡팡'이라 부르며 열심히 했던 게임이다.
그 땐 마을 어귀에 함께 모여 '가위팡팡', '막가(비석) 맞추기' 등의 게임을 하며 놀았었다. 놀이를 잃은 요즘 세대가 과연 행복하기만 한 걸까?
3. 저녁식사. 물짜장
처음으로 물짜장을 먹었다. 나름 괜찮은 맛이었고 다시 한 번 먹고 싶은 맛이었다. 여기에 탕수육까지 먹으니 배가 이사갈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탕수육은 바삭바삭하니 정말로 맛있더라.
4. 세월호 1주기 전야
세월호는 4월 16일에 일어났다. 그게 벌써 1년이 되었는데, 어떠한 것도 밝혀진 게 없다. 문제를 유병언 일가의 책임으로, 선장의 잘못으로만 덮어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사고 당시 왜 살릴 수 있는 인원들을 구조하려 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딘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냐는 것이다.
그리고 대대적인 구조작전이라 방송을 내보내면서도, 침몰 당일이 어찌 보면 최상의 골든타임이었을 텐데 왜 시간만 보내고 있었냐는 것이다.
단재학생들도 같이 추모를 했고, 그 뜻에 함께 하기로 했다.
5. 담력훈련
담력 훈련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치명자산에서 훈련을 했는데, 특별한 장치는 전혀 없이 아이들이 빛 한 줄기 없는 산길을 걷는 것이었다.
규빈이와 민석이, 승빈이는 한 팀이 되어 먼저 훈련을 받았고, 현세는 혈혈단신으로 무서움에 맞섰다. 하지만 그 외의 학생들은 여러 이유들로 입구까지는 왔으나 막상 오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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