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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남양주 종합촬영소 방문기(12.06.12) 본문

후기/[후기]체험

남양주 종합촬영소 방문기(12.06.12)

gunbbang 2012. 6. 12. 23:01

남양주 종합 촬영소는 어찌 보면 영화라는 컨셉을 잡을 때부터 오고 싶었던 곳이다. 영화지식에 대해서는 무뇌한이요, 영화 제작에 관해서는 무식쟁이인지라 어떻게든 영화의 제작원리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장소에 꼭 가보고 싶었다. 내가 영화팀을 맡았다고 해서 영화에 대해 모두 알 필요는 없다는 게 단재학교의 컨셉이라 할 수 있다. 오호라~ 그렇게 멋진 컨셉은 처음이다. ‘교사는 학생과 함께 배우며 함께 성장한다가 학교의 컨셉이고 그게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영화팀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니, 그러니 함께 모르는 상황에서 함께 현장에 들어가 배우고 부딪히며 엉켜보자는 심산이다.

 

 

 

1223일 촬영현장

 

남양주 종합 촬영소는 당연히 남양주에 있고, 전철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곳에 있지 않다. 운길산역에서 내려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전철역부터 촬영소까지는 10분 정도 걸리기에 그다지 거리상 불편하진 않다.

 

 

전철역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해서 정말 다행이다. 한결 접근성이 좋은 곳.

 

 

우린 도착하자마자 촬영소도 식후경이란 말마따나 도시락을 펴고 먹어 재끼기 시작했다. 밥을 먹는 건 분명 시간이 됐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먹는 것인데도, 꿀맛이 따로 없다. 역시 모든 밥은 생소한 곳에서 먹을 때 더욱 배가 되는 느낌이다.

버스가 멈춘 곳엔 드넓은 운동장 같은 곳이 있었는데, 그곳엔 무언가를 촬영하기 위한 스텝들이 가득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말처럼 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무더운 초여름에 스텝들은 그렇게 뭉쳤나보다. 너무도 신기한 장면이었기에 가까이 가보았지만, 접근을 차단하더라. 이런 걸 흔히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라는 것이다. 우린 말을 잘 듣는 애들인지라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영화 제목은 ‘1223이란다. 아따 좀 보여주면 어디가 거시기 혀요~

 

 

'12월 23일' 촬영 현장. 처음으로 본 영화촬영 현장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12월 23일'이란 영화는 없더라. 알고 보니???

 

 

 

 

 

 

 

 

 

▲  그 영화가 바로 '7번방의 선물'이었다는 반전~

 

 

 

 

 

영화 세트장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로 갔다.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그곳은 판문점을 재현한 곳인데, 막상 그렇게 둘러보니 유쾌 상쾌 통쾌하더라. 나름 실제처럼 잘 만들어놓은 세트장이었다. 그곳을 지나 조선의 시장으로 간다. 나름 그 시대의 분위기를 잘 연출한 곳이었다.

 

 

그 곳의 분위기를 잘 녹여낸 곳.

 

 

그곳을 둘러보고 옆에 있는 양반가로 들어서니, 그곳에도 무언가를 촬영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더라. 거기서는 닥터진이라는 드라마를 촬영한다고 하더라. 이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고 박동섭 교수님 강의에서 여러 번 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믿을 수 없겠지만, 난 지금 에도에 있어. 수술을 하고 있으면, 살인자로 몰리는 세상에서, 만족스런 도구나 약도 없이, 수술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어. 아주 간단한 수술이야. 지금 세상이라면 실패할리 없을 거야. 하지만 그런 수술이 여기에선, 생사를 건 고투가 되어버려.

여태껏 수술을 성공하게 했던 건, 내 실력이 아니었던 거야. 지금까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약과 기술, 설비나 지식이었던 거야. 그런 것들을 잃어버린 난 아픔이 적게 꿰매는 법하나 모르는 돌팔이였던 거야. 14년이나 의사를 하고도 난 그런 것 하나조차 몰랐었어. 내가 이렇게나 보잘 것 없다는 것을 난 몰랐었어. 겸허한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 같은 돌팔이가 할 수 있는 수술만을 선택하다니.. 돌이켜보면 꽤나 건방졌었다고 생각해

.. 늘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1, 01

 

 

'닥터진'을 찍기 위해 스텝들은 분주하다.

 

 

의 주제의식은 어찌 보면 현대의 실력, 기술이란 것들이 단순히 나의 실력이나 지식이 아니라 단순히 나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의 도움을 받아 형성한 것일 뿐 온전한 나의 것, 나만의 것일 순 없다는 얘기다. 진이 한국판으로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위의 주제의식이 잘 녹아들길 바랐지만 한국판은 그런 깊이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1화를 보고 나서 실망했고 결국 보지 않게 되었는데, 어떤 우연인지 남양주에서 촬영을 한다고 하더라.

 

 

 

영상지원관

 

영상지원관은 다양한 전시관 및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각관을 돌아다니며 관람 및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음향을 직접 녹음을 하고 그걸 영화에 입혀 재생해보는 체험은 남달랐다. 영화의 사운드라는 게 현장의 사운드를 잡아낸다기보다 그와 유사한, 아니면 더욱 현실의 음향 같은 소리를 찾아 녹음을 하고 현장감 있게 입힌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무협영화나 무술영화를 보면 잘 알 것이다. 칼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주먹이 몸에 닿는 타격음 같은 것을 현실 그대로 녹음할 경우 오히려 현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엔 오히려 과할 정도의 부딪히는 소리나 타격음을 넣어 영화에 현장감을 더하는 것이다.

 

 

조트로프를 만들어 돌리면 사진이 하나의 영상처럼 보인다. 착시효과를 이용한 동영상 제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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