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집을 옮길 시즌에 옛 학교를 돌아보며 본문
강동이란 곳이 나에게 애초엔 특별한 곳이었다.
처음 서울에 와서 송파 풍납동에 보금자리를 털었다. 낯선 곳에서 나의 보금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늘 신기했었다. 그리고 단재학교 정식 교사가 된 후 강동구 성내동에 월세로 자리를 마련했고 그 후로 4년이 흘렀다.
신기함은 어느 순간 당연함이 되었고 그 일상을 4년이란 시간과 함께 보내왔다.
그 후 다시 이곳을 떠나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예전엔 축복이었던 이 공간을 지금은 더 나은 조건으로 옮기려 하는 것이다. 시간이 그만큼 흘렀고 그만큼 나의 가치관이나 생각도 달라졌다.
그래서 오늘은 예전 단재학교 자리와 이 일대를 둘러봤다. 같지만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우선 경찰서가 올해 10월부로 이전했다. 공사가 지연되며 8월에 옮길 공간이 두 달간 머물러 있었지만 지금은 당당히 구의원실 옆으로 이전했다. 그리고 그 맞은 편엔 예전엔 자동차 정비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 경찰서와 같이 공사하던 그곳이 어느 순간 완공된 것이다.
학교엔 어느 회사가 들어섰다. 그건 변화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금보석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원룸이 들어섰다는 거다. 금보선은 내가 처음 단재학교에 면접 보러 왔을 때의 인연이었다. 그 때 면접을 마치고 그곳에서 회식을 했던 기억이 있다. 낯선 곳에서 점심을 대접 받는 느낌이 분명히 있는데, 지금 더 이상 그곳은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곳을 떠날 때가 되니 당연한 게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 깊이가 느껴진다. 산다는 건 어쩌면 당연함으로 만드는 방식인지도 모른다. 그 당연함이란 꺼풀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어쩌면 삶은 그만큼 더 괜찮은 삶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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