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5회 전주국제영화제 본문
단재학교 학생들이 벌써 세 번째 전주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언제나 여행은 우리를 들뜨게 만듭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전주여행을 했던 걸까요?
1일차(5월 1일, 목)
정안 휴게소에서 아이들이 신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거울엔 건호가 숨어 있네요. 보이나요?? ^^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서 점심을 먹으러 남부시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남부시장은 역시 활기가 넘칩니다. 남부시장의 진면목을 보러면 새벽에 나와야 하지만, 낮에 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이곳 2층에는 청년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청년몰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이번엔 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여 매번 여행 떄마다 찾아온 순대국집. 이곳에선 꼭 피순대를 먹어야 합니다.
지민이가 잘 못 먹으면 어떨까 걱정했는데, 피순대 외엔 다 잘 먹더군요. 다행이예요.
민석이와 현세는 얼굴이 동글동글한 것도 그렇고, 인상도 그렇고 닮아 보입니다. 형제라고 해도 될 듯한 비주얼?
우리가 묵기로 한 '소담원'입니다. 笑(웃음소), 談(이야기담), 圓(둥글원)이란 뜻으로 웃음꽃 피어나는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란 거죠.
정말로 우리의 여행엔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 웃음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부로 들어오니 분위기는 더욱 좋습니다.
여기는 우리가 묵기로 한 별채입니다.
별채에서 외부를 내다 보며 찍은 사진.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긴장이 풀리며 평온해질 것만 같습니다.
한옥에 왔으면 마루에 누워봐야 합니다. 선선한 바람도 불어 잠이 절로 올 것 같습니다.
한옥마을에 나오니,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우린 향교를 향해 걸어갑니다.
전주향교에도 사람들이 많네요. 향교는 성균관의 축소판이라 할만 합니다. 공자 및 문인들의 위패가 모셔진 '대성전'이 보입니다.
이 나무는 무려 500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때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를 지나 현재까지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경사재 앞에서 봄의 운치를 만끽합니다.
경사(敬事)는 "子曰 道千乘之國, 敬事而信, 節用而愛人, 使民以時."라는 논어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공자가 말하길 "전차 천대의 나라를 다스릴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일하고 믿음으로 하며 국고의 돈을 절약하며 사람을 사랑하여야 한다"
이제 이성계의 자취가 남은 오목대에 오릅니다.
오목대 가는 길에 밑을 보니, 나즈막하게 깔린 한옥이 가득합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오목대에도 사람들은 많습니다. 우리도 마루에 누워 여유를 만끽합니다.
이성계는 이곳에서 대풍가(자세한 내용 보기)를 불러재꼈는데, 우린 '좀 더 쉬었다가요'를 불러재낍니다.
이제 벽화마을로 건너갑니다. 작년엔 비가 와서 외부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이번엔 날씨가 맑아 다행입니다.
지금은 벽화마을로 조성되어 한옥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는 곳입니다.
하지만 산동네가 그렇듯 예전엔 못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집을 짓고 사는 곳이었죠.
이곳에 외할머니집이 있어서 저 또한 여기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상전벽해'가 맞습니다.
우리의 둘도 없는 친구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우린 오늘 두 녀석들을 다 맛볼 것이기에 더욱 반갑습니다.
벽화마을에 들어선 카페. 지나칠 수 없기에 들어가 봅니다.
카페에서 [김씨표류기]에 나온 장난감을 발견헀습니다. 바로 어제 김씨표류기를 함께 보았기에 더욱 감회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예전 전화기를 발견했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전화가 진짜로 된다는 것입니다. 건호도 지민이도 직접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카페 분위기는 옛날 학교에 온 것 같은 분위기 같습니다.
이젠 동고산성에 오릅니다.
이곳은 치명자산 성지와 연결되어 있어 천주교인들의 방문이 많고, 후백제의 흔적이 남은 곳이기도 합니다.
오르는 길에 남학생들 등엔 불이 났습니다.
쌤을 까는 소리를 하거나,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부적절한 소리를 할 때 등을 맞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자중했으면 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 어느새 아이들에겐 그게 재밌는 일처럼 느껴졌는지, 한 명씩 돌아가며 등을 맞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웃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럴 때 보면 참 재밌는 친구들입니다.
방향을 잘못 들어 치명자산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정상만 찍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전주천에서 뒤로는 남원으로 갈 수 있는 다리가 보입니다.
전주천은 여유롭습니다.
저녁으론 통닭을 먹습니다. 마루에 앉아 먹는 통닭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우리만 먹기엔 염치가 없어서 통닭 반 정도를 덜어서 주인에게 전해줬습니다. 먹는 것을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개막식이 열리는 전주소리문화의 전당으로 왔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개막식의 레드카펫은 취소되었습니다. 정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입니다.
디지털삼인삼색의 감독들이 나와서 각자가 연출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개막작인 '신촌+좀비+만화'를 연출한 세 명의 감독이 나와 이야기를 합니다. 개막작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다 끝나고 나오니,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전주에서의 첫 밤이자, 마지막 밤일 뿐입니다.
조금 내려와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이 때 재밌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람이 꽉 차 있어서 우린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앞좌석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운전기사님에게 뭔가를 여쭤보러 자리에 일어난 것이다. 누가 봐도 내리는 곳을 명확하게 알기 위해 물어보려 한 것이고, 대답이 끝나면 곧바로 와서 앉을 것을 아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때를 절호의 찬스로 생각한 현세는 바로 그 자리가 비었다고 생각하고 앉으려 시도한 것이다.
그걸 보고 바로 옆에 있던 건호가 곧바로 제재하며 말렸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그러지 않았으면 아가씨도 대략 난감이었을 것이고, 현세도 황당할 뻔했다.
이 사건은 이번 여행 내내 우리에겐 가십거리가 되었다. 그래서 현세를 놀릴 때 ‘그 버스 사건’을 얘기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현세가 그 때 왜 앉아도 된다고 생각했는지는 자기도 모르고, 우리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겐 하나의 좋은 얘깃거리가 되었던 것만은 사실이다.
경기전의 담벼락을 따라 소담원으로 가는 길.
잘 준비를 하는 아이들. 하루 동안 증말로 수고 많았당게.
2일차(5월 2일, 금)
첫 영화인 '진실은 불타지 않는다'를 보기 위해 왔습니다. 아침으론 콩나물국밥을 먹었습니다.
점심으론 중화요리를 먹습니다. 찹쌀탕수육을 먹고 싶다고 하여,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풍년제과에서 초코빵을 사서, 전주한옥마을에 가서 먹었습니다.
영화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라는 영화를 승빈이와 지민이와 함께 봤습니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사회를 드러내는 형식의 영화였습니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어서 재밌게 봤던 영화입니다.
저녁으론 냉면과 만두를 먹고, 8시 15분 차를 타고 서울로 고고씽. 이틀간의 추억을 전주에 묻고 우리의 집으로 갑니다.
과거 영화팀 전주영화제 보기(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링크됨)
▲ 13회 전주국제영화제 |
▲ 14회 전주국제영화제 |
과거 영화팀 부산영화제 보기(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링크됨)
▲ 17회 부산영화제 |
▲ 18회 부산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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