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2.04.24 학교 등교 풍경과 [피아노의 숲] 영화팀 활동 본문
아침에 등교 전쟁이 시작된다. 누가 9시란 시간에 딱 맞춰 등교하는지 내기나 하는 것처럼, 8시 57분부터 9시 1분까지 아이들이 몰려온다.
승규, 문규, 은영, 이향, 현승이가 여기에 포함된다. 승규는 9시가 되기 전에 왔다. 이럴 때 보면, 일주일간 선생님이 신경 써준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그러나 대환이, 문규, 은영이, 이향이, 현승이는 늦었다.
이향이는 정각 9시에 “건빵쌤, 저 오늘 카메라 때문에 왔다 갔어요. 지각 아닙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그래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나중에 이야기 하겠다며 끊는 것이다. 결국 조금 늦게 학교에 왔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에 거의 다 왔는데, 카메라 놓고 온 게 생각나서 가지러 갔다 왔어요”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에 어쩔 수 없노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화를 내며 “다음부턴 카메라 학교에 가지고 오나 봐라”라고 말하며 등교 체크표에 검은줄을 쫙 그어 놨다. 참 성깔머리하곤~~
학교에선 각 팀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영화 프로젝트팀은 영화를 정의 내리고 추천영화에 대해 이야기 했으며, <피아노의 숲>이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 말했다.
현승이는 “영화란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이라 정의했다. 그러면서 <말아톤>이란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단다. 그 이유는 “지체장애인이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완주하는 것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란다.
1시간 40분짜리 영화를 미쳐 다 보지 않고 엎드려 잤다. 뒷부분의 내용을 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스토리를 이야기할 때나 질문을 할 때,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스토리를 말했고 대충 보고 건너 뛸 수도 있을만한 것에 대해 질문을 했다. 다시 한 번 내용을 곱씹게 되는 질문을 했으니, 참 머리가 좋은 녀석임에는 분명하다.
승빈이는 “영화란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한 매체”라고 정의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영화를 추천했으며, 그 이유는 “생각을 여러 갈래로 펼 수 있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 번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집중해서 봤다. “말로 하기 힘들어요”라며 자세하게 풀어서 이야기하는 데엔 서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런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다보면 분명히 나아질 거라 믿는다. 무엇보다도 진득하니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자세는 되어 있으니 말이다.
민석이는 “영화란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 말했다. <아바타>를 추천하며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말자는 메시지가 좋아요”라고 말했다.
민석이는 영화 프로젝트가 힘들다고 말한다. 밖으로 자주 나가야 하기 때문에 ‘낚였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건 책을 보건 집중해서 본다. 스토리를 이야기 할 때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은영이는 “별로 본 영화가 없어서 이야기할 게 없어요”라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영화 후기에 대해서도 스토리를 이야기할 때나, 질문을 할 때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맥락과 상관없이 “나도 피아노 레슨 받아봤어요”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엄마가 영화프로젝트에 대해 아침마다 혼자라서 외로우면 딴 거로 옮기라고 말하세요”라는 이야기까지 말이다. 감정이 폭발하면 분위기에 상관없이 자신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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