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배움이 사라진 교육에 돌팔매질을 하다 본문
2010년에 한 대학생은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며 대학을 자퇴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5년에 한 고등학생은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라며 학교를 그만두었다.
▲ 왼쪽부터 대학을 그만 둔 김예슬양과 고등학교를 그만 둔 김다운양의 일인 시위 모습. 그대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에 작은 희망이라도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일침이라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돌팔매로 무엇이 바뀔 거라 기대할 순 없지만, 전태일이 어두운 노동계 현실을 대변했듯 이들 또한 배움이 무너진 학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문제제기는 교육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되는 얘기다. 어떻게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학교를 바꿀 것이며, 경쟁이 아닌 공존을 알려줄 것이며, 기업의 부속품이 아닌 진정한 자기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배움터로 만들 것인가?
이 문제야말로 모든 교육을 하는 사람이라면, 학생과 학부모처럼 교육과 관련된 사람이라면 함께 고민해보고 그와 같은 교육 풍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하는 일이다.
이쯤에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건 “왜 배우려 하는가?”, “왜 학교에 다니려 하는가?”라는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려고요”, “돈 많이 벌려고요”라는 배움을 수단화한 대답들만 나온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당연히 암울하고, 희망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년 중 위와 같이 대답하지 않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그만큼 배움이란 것 자체가 거의 붕괴되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나의 교육에 대한 고민 보기).
그렇기에 더욱 꿈꿔본다. 불가능할 줄은 알지만, 배움이 수단이 되지 않고 그 자체로 목적이 된 사회, 앎이 결과만을 위한 것이 아닌 과정 그 자체로 존중받는 사회를 말이다. 대안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이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해야겠다(우치다 타츠루가 진단한 현재 학교의 문제점 보기).
우리 교육계에 일침을 날려준 그들을 응원하며 현장에서 타성에 젖어가던 나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줘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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