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2015년의 글쓰기와 2016년의 글쓰기 본문
이미 작년 8월 26일에 이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더 심하게 고민하고 있는 요소이기에 다시 그 생각을 정리하려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의식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다. 의식이라 표현했지만, 그저 일상을 살아내서는 의식이 무언지 모른다. 아무런 의식을 하지 않아도 반복적이고, 루즈한 일상을 살아내는 데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글을 쓰며 정리를 하지 않으면 그 때의 의식은 기억 저편에서 서서히 희미해져 가다가 기어코 사라지는 것이다.
일상의 자질구레함을 쓰기 시작하다
그런 기억의 속성을, 의식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에 작년엔 맹렬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포문을 연 글이 7월 11일에 작성한 ‘남산공원 트래킹’에 관한 글이 아닐까 싶다. 그 전 같았으면 일상적인 일들은 최대한 기록하지 않으려 했다. 그건 너무 자질구레해서 어떤 글의 가치적인 면이나, 나에게 개발해주는 면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어떤 기억이든 사건이든 내 안에서 정리된 내용이 있을 것이기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년엔 맹렬히 학교에서 떠난 여행들, 그리고 중간 중간의 단재학교에서 4년을 보내며 느끼는 감정들을 적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내 의식을 훑으며 ‘내가 어떤 생각을 지금 하고 있나?’를 알고 싶었다.
늘어짐인가? 정말 써야 할 부분을 말하는 것인가?
어차피 나의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니, 너무 자잘한 이야기네 전파 낭비네 하는 식으론 생각하지 말자.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고민이 들었던 건, 글이 무한정 늘어진다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일기에서 글이 늘어지는 건 상관없겠지만, 타인이 봤으면 하는 글에서 글이 늘어지는 건 좀 그렇다.
이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게 된 글은 ‘우치다쌤의 강의’를 정리하면서 였다. 처음 후기를 쓸 때만해도 2편의 강의 당 2편의 후기로 쓸 생각이었다. 내용이 많았고 그걸 나름대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그런 정도의 분량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다 보니 내용이 한 없이 길어지더라. 물론 내 입장에선 우치다쌤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이었지만, 그게 글로 표현되는 중간에 ‘쓸데없이 길어지는 건 아닌가?’했던 것이다. 어찌 되었든 그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해둔다. 그건 어차피 계속 읽으며 사족이 많은지, 내용이 많은지 판단을 가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자전거 여행 후기’를 쓰면서도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솔직히 글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늘리는 게 아닌 이상, 분량이 늘어나는 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에 더욱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더 나에게 진실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3페이지를 한 회 업로드 분량으로 조정하다
예전엔 업로드하는 분량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번에 7페이지의 글을 올린 적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터넷 글이란 어찌 되었든 지지부진한 글보다 한 회에 읽기에 적당한 양이 좋더라. 그 후로 4페이지를 한 회의 업로드 분량으로 맞췄고 그 때문에 예전 같으면 한 회에 올릴 분량이, 여러 회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젠 그 분량 자체도 좀 더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페이지의 글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페이지의 글은 또 왜 안 되는가? 2페이지로 나누면 너무 많은 편으로 나누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2페이지가 한 번에 읽기에 좀 더 낫다고 하면 그럴 의향도 있지만, 이 또한 시도해보면서 고려해봐야 할 요소인 것 같다.
이렇게 한 번 읽을 페이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게 브런치라는 글쓰기 페이지에 글을 쓰게 되면서였다. 누구에게도 그 분량에 대해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판단한 것이다.
글을 쓰면 쓸수록 진화도 되고 퇴화도 된다
일장일단이란 말처럼, 어느 한 부분을 특화시킨다는 것은 얻음과 잃음이 동시에 있게 마련이다. 글을 쓰다 보면 일상을 대하면서도 그런 것들이 글로 보이기에 쓸 것들이 생기는 것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굳이 그러지 않아야 할 것까지 무분별하게 글로 끼적이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과연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고민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한 회를 올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어느 정도 방향성을 찾게 되리라 믿는다. 2015년의 글쓰기는 ‘글쓰기의 부담을 내려놓는 글’이었다. 그렇다면 2016년의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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