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 12.10.12 스마트폰 아카데미 1강 본문
책을 읽는다는 건, ‘자간 사이 또는 행간 사이를 읽는 것’이란 말이 있다. 미처 담지 못한 가려진 이면을 읽을 수 있을 때, 책을 쓴 사람의 본심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이리라. 그렇다면 영상을 본다는 것, 또는 찍는다는 건 어떨까?
우린 그런 질문을 안고 KT 목동 전산정보센터로 향했다.
나무에도 결이 숨어있다. 우리가 놓치는 것에 새생명을 불어넣는 일. 그건 영화를 찍는 일.
아빠가 만든 스파게티로 배를 채우고 목동으로 고고씽
기초반은 단재학생들과 딱 두 명의 외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 분은 은근 ‘대학생삘’이 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라 했다. 이 분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영상 작업에는 자신이 있지만, 스마트폰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걸 배우러 참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한 분은 ‘어머니’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분이셨다. 자신이 남긴 사진들이나 영상들을 묶어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 참석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모인 기초반 수강생들은 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첫 번째 시간을 보냈다.
강의에 앞서 테이블에 놓인 영화찍는 도구들을 만져보고 있다.
주원이가 든 건, 스마트폰의 파지력을 좋게 하여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도구다.
절대 바주카포가 아니다... ㅡㅡ;;
강사인 강동헌 감독님은 영화를 전공하고 여러 편 찍은 경험이 있는 분이셨다.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된 상황에서, ‘무겁고 사람이 많이 필요한 카메라를 들고 영화를 찍는 대신 참신한 발상과 시선으로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찍어봤다고 한다. 그 영화는 ‘사랑의 3점 슛’이란 제목의 영화에 담겼다.
사랑의 3점 슛 촬영 현장
이 강의에 참석하면서 단재학생들이 물었던 것은, ‘왜 스마트폰으로 찍느냐?’는 것이었다. 처음엔 단순히 ‘영화 제작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라는 대답이 나왔었는데, 이에 대해 감독님은 다른 해석을 했다. 제대로 영화를 제작하기까지 ‘시나리오 개발 및 선정→배우 섭외→스탭결정→장소 헌팅→리허설→촬영대본(콘티)→촬영→편집→홍보마케팅→배급, 상영’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인이 손쉽게 접근할 수 없을뿐더러, 순간의 번뜩이는 재치를 영상으로 담아낼 수 없다.
진지하면서도 열띤 분위기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기 때문에 순간의 감정을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누구나 쉽게 영상이라는 것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담 없이 영상을 찍고 상상의 나래를 맘껏 표현하며 그런 상상들을 스마트폰 내에서 바로 편집하여 인터넷에 올리면 된다. 이런 매력 때문에 전문적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들도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찬욱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화 '파란만장'
단재친구들의 사뭇 진지한 분위기와 적절히 주원이와 지원이가 질문을 하여 강의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알찼다.(초반에 건물 층수를 헛갈려 헤매게 한 점은 죄송. 꾸~벅~) 밤늦은 시간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힘들 텐데도, 열심히 참여한 영화프로젝트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두 번 남은 강의도 열심히 들어, 영화프로젝트팀의 개성이 잔뜩 묻어난 영화를 신나게 만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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