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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13.02.15 중등팀 - 둘 째주 자작시 본문

직장/학교 수업

13.02.15 중등팀 - 둘 째주 자작시

gunbbang 2013. 2. 15. 17:42

3. 자작시

 

김민석

  

  

도자기

 

진흙이 있었다.

이 진흙을 누군가가 퍼서

어딘가로 가져간다.

이 곳에서

밟히고 물에 푹 담기고

뜨거운 불에서 구워졌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진흙은 아름다운

도자기가 됐다

    

 

오승환

    

 

일상

 

창문을 보았다.

화산이 폭발한다.

검은 재가 하늘을 뒤덮고

붉은 용암이 땅을 뒤덮는다.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다.

 

창문을 보았다.

지진이 났다.

갈라진 땅

무너진 건물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다.

 

창문을 보았다.

운석이 떨어진다.

깊게 파인 땅

그 위에 엄청 큰 돌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다.

 

!

창문 너머를 보지 못했구나.

 

 

김이향

    

 

물방울

 

옥색 구슬에 희망이 달려

방울방울

 

적막이 감도는 적빛 호수에 파장을 남긴다

 

초록색 나뭇잎 한 번 두드리고

검은색 바람을 물들이고

흔들리는 그림자 토닥이고

노래하는 종달새 꼬리에 사뿐히 앉아

 

빙글빙글

싱그러운 악보를 그린다

    

 

김지원

    

파랑새

 

새야 새야 파랑새야

니가 뭐길래 그렇게 많은 사람을 홀리느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널 쫓아 다니기 바쁘구나

 

아침에 일어나서도 널 보고

한끼를 해결하면서도 널 보고

자기 전까지도 널 보니 중독이 따로 없구나

 

물론 널 쫓아다니다보면

수수한 별들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지만

널 쫓는 사람들이 파랑새의 새장 안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구나

 

새야 새야 파랑새야

너의 또 다른 이름

위터 위터 트위터

 

파랑새의 새장 안에 갇혀

널 하루 종일 쫓는 사람들은

잉여 잉여 트잉여

    

 

박고은

 

 

시간

 

시간은 고무줄

TV 볼 때는 짧게 느껴지고

공부할 때는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 신기한 고무줄

 

내 맘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면 좋겠다.

 

시간은 고무줄

잠 잘 때는 짧게 느껴지고

엄마에게 잔소리 들을 때는 너무나 길게

느껴지는 요술 고무줄

 

내 맘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면 좋겠다.

 

 

박주원

    

 

필통

 

필통이 있다

온갖 게 다 들어있다

지울 것, 쓸 것, 온갖 색깔의 볼펜들

따로 따로 있을 때는 아무런 그림도 그릴 수 없지만

모두가 힘을 합칠 때 알록달록한 그림이 완성된다,

필통이 있다

끝없는 재능이 들어있는 필통이 있다.

 

필통이 있다

온갖 게 다 들어있다

샤프, 연필, 사인펜, 붓펜, 샤프심, 연필깎이

따로 따로 있을 때는 아무런 글자도 그리지 못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칠 때 각진 글씨들이 써진다

필통이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들어있는 필통이 있다.

    

 

이건호

  

 

아쉬움

 

세상엔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하고 싶어도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삶의 또 다른 구경거리를

놓쳐도 되지만 인생이란 곳에

살면서 절대 후회해서는

안 된다.

눈물을 흘려도

다시 고칠 수 없기에

마치 사랑의 이별에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기에

 

또한 남에겐 실망시켜도 된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에

 

하지만 자신에게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의 실망만큼

두려운 것은 없다

   

 

임승빈

    

 

 

그 할머니

 

오늘도 전철을 탔다

반대쪽 기차 길에서 전동차가 멈췄다. 사람들은 급한 마음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나 할머니는 전동차 안에 있었다.

설마 지하철에서 못 내리신 건가?”

돕고 싶었지만

베를린 장벽같은 스크린도어와

차가운 기차 길이 막고 있었다

 

~! 그 할머니는 쓰레받이를 가지고 있었다.

, 청소하시는 분이시구나.

그 분은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무심코) 돕고 싶었지만

미군 군사기지의 장벽처럼 스크린도어가 막고 있었고

아까보다 더더욱 차가운 기차길이 막고 있었다.

 

그래서 이젠 고마워하려 한다.

할머니가 있어서 우리가 깔끔한 지하철에 탈 수 있다고.

할머니가 있어서 우리가 편하게 지하철에 탈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