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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돈이 다는 아니야 본문
1. 어제 학교에서 A 학생이, B 학생의 샤프심통을 가지고 놀다가 샤프심의 태반을 잃어버렸다. B 학생이 따지자 "(아주 태연하게) 그러게 샤프심들이 어디로 사라졌지?"라고 말하고, 덧붙여 "뭘 그렇게 과민반응이냐 몇 푼이나 한다고 하나 사주면 되지~"라고 말했다.
2.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보고 한 마디 내뱉었지만, 순간 스쳐가는 장면이 있었다. 이등병으로 자대에 배치 받고 얼마되지 않던 때였다. 선임병의 칼을 빌려 쓰고서 어디에 잃어버린 줄도 모르게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때 나 또한 태연하게 "얼마면 됩니까?"라고 죄송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말하고 말았다. 그 뒷일은 상상에 맡긴다.
3. 누굴 뭐라할 수 없을 정도로 나 또한 20대 후반까지 자본주의가 새겨논 깊은 상흔을 고수하며 살았었다. 그런데 늦게서야 깨달았다고 그 A라는 학생을 뭐라고 꾸짖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
그만한 시기에 그만한 고민을 하며, 그만한 크기로 살아가다가 깨닫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4. 우리 동네 과일과게에서 상추를 샀다. 1000원에 이렇게나 많은 상추를 줬다. 그저 상추나 씹으며 순간을 머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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