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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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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학교 수업

12.01.02 재영이와의 역사 공부 총평

gunbbang 2012. 1. 2. 15:23

재영이와 같이 역사 공부를 시작한 지 두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만큼 긴 여운을 남긴 시간이었기에 느낌을 하나하나 적어보려 합니다.

 

한자능력시험과 역사공부

예전에 한자학원에서 강사 노릇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강사가 전면에 나서 모든 것을 지시하고 반복적으로 외우게 하는 역할을 한 것이죠.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러니 단기간 내에 자격증은 따지만, 막상 한자는 알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한자 공부는 단순한데도 한 번 강사에 의존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공부하는 능력을 잃은 채, 교사의 지시에 따르는 기계가 된 것이죠. 강사가 능력을 내세우는 순간, 아이들은 바보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공부도 교사가 전면에 나서서 할 수도 있습니다. 연도표, 주요 사건, 주요 명칭을 외우게 하여 시험을 보고 진도를 나가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면 한국사능력시험은 잘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아이들은 수동적인 존재가 되어갈 뿐 아니라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게 됩니다. 자신에게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 역사공부는 안 한만 못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교사는 뒤로 물러설수록 학생의 능력은 더욱 살아납니다. 그러기 위해선 당연히 학생 스스로의 앎의 욕구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재영이와 역사 공부

책을 읽는다 ⇒ ② 내용을 자필로 써서 체계화 시킨다 ⇒ ③ 체계화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

재영이와의 역사공부 내용을 도식화하면 위와 같은 도표로 정리됩니다. 책을 읽음으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체계화하며 체계화된 내용을 직접 손글씨로 쓰면서 되새김질합니다. 실제 수업에선 되새김질된 내용을 교사와 대화를 나누듯 편하게 이야기하여 제대로 소화했는지, 어설프게 이해한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 때 교사의 역할은 단순한 말동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1. 책 내용 정리: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던 부분입니다. 여러 번 읽고 또 읽어도 도저히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 줄 모르겠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그렇듯 반복해서 하다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게 마련입니다. 두 달 사이에 이 부분이 특히 발전했습니다. 이젠 한두 번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며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책의 내용을 그저 옮겨 적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하게 하여 좀 더 간단하고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해야 합니다.

 

2. 글씨: 처음엔 어수선한 느낌 때문에 글을 읽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컴퓨터 세대가 보이는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계속 손글씨로 정리를 하면서 어느 정도 나아진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도 글씨 자형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글씨가 일관성 있게 쓰여 져 보기에 편해졌습니다.

 

3. 언어 표현: 이해를 하고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에 재능을 지녔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숨김없이 이야기했습니다. 굳이 역사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자기표현을 하게 하여 사색의 힘과 내면의 힘을 동시에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재영이는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방학숙제

일주일 중 월, , 금요일 삼 일간 종횡무진 한국사상권의 소제목 하나씩을 읽고 노트에 정리한 후, 단재학교 카페에 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