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1.07.09 편집자로 살자(To Be as an Editor!) 본문
하루를 살고도 아쉬움이 남아 있지 않다니, 내 정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이야. 『전태일 일기』
삶은 ‘꽤’ 정확하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지만, 보통말도 십 일이면 천리를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왜 천리를 가려 하느냐다. 목적이 없는 성취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없이 벌고 쓰느라 바쁘다.
“손은 많이 벌어 뭐할 텐가?”, “그 때 가면 편하게 쉴 수 있잖아요.”
“이봐, 난 이미 편하게 쉬고 있는데 뭐 하러 돈을 버나”
중요한 건, 천리를 간 다음에 뭐할지 하는 거다. 간 다음에 지금껏 왔으니 막무가내로
또 가겠다고 한다면, 아예 출발 안 한만 못하다.
삶은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한 만큼 살 수 있을 뿐이다.
난 지금 편집자가 된 그 후의 모습을 고민해야 한다.
삶은 ‘꽤’ 정확하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지만, 둔한 말이라도 10일 동안 쉬지 않고 달리면 또한 천리 길을 다다를 수 있다.
장차 무궁한 것을 다하고, 끝이 없는 것을 쫓을 것인가? 그렇다면 그 뼈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지도록, 몸이 마칠 때까지 노력을 다하더라도 서로 미치지 못할 것이다.
장차 그치는 목적지가 있다면, 천리 길이 비록 멀다고 할지라도, 혹은 더디고 혹은 빠르며, 혹은 먼저하고 혹은 뒤에 하는 것은 있을지라도, 어찌 서로 목적하는 곳에 이르지 못하겠는가?
駑馬十駕則亦及之矣 將以窮無窮 逐無極與 其折骨絶筋 終身不可以相及也 將有所止之 則千里雖遠 亦或遲或速 或先或後 胡爲乎其不可以相及也 『荀子』「修身篇」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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