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11.07.16 바다출판사에 자기 소개서를 세 번이나 보내며 본문
처음 ‘바다출판사’에서 모집 공고를 봤던 날(7월 2일 토), 기존에 써 놓은 자기소개서를 조금만 손 보아서 바로 냈다. 그 땐 그 정도 되면 나의 정열이 다 남겨진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떠한 연락도 없더라. 아직도 난 출판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아닌가 보다.
어제는 최종 마감일이었다. 그간 얼마나 고민했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 어찌 보면 연구하고 고민하는 게 싫어 피했는지도 모른다.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안에 농축시켜 놓으면 어느 순간 자연히 발산되리라는 믿음. 그게 맹신이건 진짜이건 지금의 내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꽤 흡족할 만한 내용이 써졌고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썼다. 두세 번 검토한 끝에 5시 30분쯤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어떻건 문장에서 이상한 부분은 없을 거라 자신하며 냈던 것이다.
▲ 모집 공고의 내용이 정말 맘에 들었다. 이런 곳이라면 들어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실수는 아주 작은 부분에서
그런데 이게 웬 걸? 오늘 아침에 와서 다시 읽어 보니, 두세 군데 비문이 보이는 게 아닌가. 읽으면서도 내가 다 땀이 날 지경이었다. 이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어제 30분 정도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더 정신집중하고 퇴고를 했다면 이러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마지막엔 보는 것마저 힘이 들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던 것이다. 집착력, 몰입력, 지구력이 부족했던 내 탓인 걸 어쩌겠는가.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다시 문을 두드려 보다
그래서 이미 시간이 경과되었음에도 오늘 다시 수정본을 낼 수밖에 없었다. 낭패감이 어리는 게 사실이다. 편집자를 꿈꾼다면서 그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점을 남긴 꼴이니 말이다. 그러나 실상 더 큰 문제는 나의 오점 문제가 아니라 출판사에서 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거라는 불안 때문이다. ‘허~ 이런 녀석이 편집을 한다고 지랄이야 지랄이~ 넌 좀 더 내실 있는 놈이 된 후에나 오라고~’ 생각할까 봐서 말이다. 결국 다신 무엇이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게 걱정인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면접만이라도 보는 것이다. 출판사 면접은 어떤지, 다시 서울에 올라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바람이 안 이루어진다 해도 ‘잘 보았으나,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아니네요’라는 식의 문자라도 왔으면 좋겠다. 그건 서류를 낸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다출판사 자소서 사태의 교훈
이번 건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면, 너무 초딩스러운 생각이랄까. 하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너무 안일하게 준비했다는 것이겠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구나. ‘日暮途遠’ 아직까지도 자기소개서의 비문을 볼 때 화끈거리고 식은 땀이 흐르던 순간이 생생하다.
근대는 가족 안에 욕망을 가두고 그 안에서 맴돌게 함으로써 존재하고, 그리하여 인간의 삶을 가족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기성질서에 한 없이 끌어들이게 되었다. 이렇게 “근대 자본주의는 가족이란 영토에 개인의 욕망을 묶음으로써 모든 가장들을 자신의 체제 아래 포섭하고 길들인다”는 것이다.
『가족을 그리다』 p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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