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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편집자 입문 - 2. 지나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본문

후기/[후기]강의

편집자 입문 - 2. 지나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

gunbbang 2012. 2. 22. 23:00

아침에 일찍 일어난 탓일까. 학교에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나눴고 1층에 방과 후 교실 같은 것을 여는 것에 대해 이야기도 나왔다. 어쨌든 내가 별 말 없었는데도, 준규쌤은 혼자 고민이 많겠다며 과부하가 걸렸을 땐 말해달라는 얘길 하셨다. 이래저래 혼자 뭘 안고 생각 중인 거 같다. 그러하다 보니 너무 피곤했고 조금 일찍 나와서 한숨 자고서 편집자 입문 과정에 참석해야 했다.

역시 막상 해보니 주경야독은 목숨을 갉아먹는 일이더라. 물론 나처럼 쉬엄쉬엄 할 수 있는 학교이고, 아직은 방학 중임에도 이렇게 힘든데, 그렇지 않을 땐 얼마나 더 힘이 들까. 그리고 더욱이 육체노동을 한 사람이 밤에 공부를 한다면 그건 미처 말로 할 수 없는 것이겠지.

 

 

 

교사에서 교육기획자, 그리고 출판편집자까지

 

이유야 어찌되었든 지금은 내가 늘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상황이다. 임용에 합격하여 교사가 된다고 해도, 관성에 의해 끌려 다니는 교사가 되긴 싫었다. 무언가 세상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고 진정 학습이 얼마나 재밌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교사가 되길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꿈만 꾸다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 다음에 꿈꾼 건 교육 기획자였다. 물론 이건 내가 교사가 되길 꿈꿨다는 것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확장된 것이다. 고민은 해본 적 없고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 막막했던 것이다. 어리버리 면접은 붙고 기획 시험에서 떨어졌다. 현실의 벽은 한 없이 높다는 절망감만 느껴야 했다.

그 다음에 온 맘과 성심을 다해 편집자에 도전했다. 평소에 글쓰기나 책읽기를 좋아했던 면이 있었기에 쉽게 생각한 경향이 있다. 어쨌든 편집자를 제 2의 대안으로 여긴 이상 놓치지 않으리라 맘먹고 달려들었다.

 

 

 

지나온 과정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다

 

놓쳤다고 아니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 것들을 지금 난 모두 하고 있다. 교사이기도 하고 편집자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교육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어떻게 출판학교가 될지 고민하기도 한다. 서울 출판인 예비학교에서 하는 편집자 입문 과정을 듣기도 하고 교사들 모임에 참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몸이 쉴 새 없이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삶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더니, 나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게 맞는 얘기다. 거쳐 온 고비 고비마다 고민하고 하려 했던 것들이 진정 나에겐 필요한 것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즐겁게 할 수 있다. 내가 꿈꾸던 일이었기에 정신이 없다고도 말하면서 누군가 시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기보다 즐기며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싱그럽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2강 후기 - 저자 발견하기

 

2강을 듣고 왔다. 저자를 발견하는 사람으로서 편집자에 대한 얘기였다. 이미 편집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단순히 안다, 모른다 식의 단순한 얘기만은 아니었다. 그건 의식, 시선의 shift가 있어야 하고 사회 내면, 사람 내면까지 보려는 적극적인 행위였으니 말이다. 그러려면 단순히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넓고 깊게 봐야만, 내가 쳐놓은 장벽마저 허물어뜨리고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지금껏 이야기했듯이 나를 무너뜨릴 태풍이 있느냐 하는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꿈꿔야만 한다. 그리고 뛰어올라야만 한다. 더 힘껏 개방하고 맘껏 부딪혀야 한다. 완전 피곤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상쾌한 피곤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