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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빅 피쉬] 단상 -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영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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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단상 -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영화

gunbbang 2015. 7. 7. 14:59

빅 피쉬big fish는 영화의 제목이자,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다.

 

 

아버지의 반복되는 장황하면서도 부앙부앙한 이야기에 아들은 넌덜머리를 내며 비난하기에 바쁘다. 어렸을 땐 아버지의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믿었었는데, 크고 보니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크게 실망한 주인공은 더 이상 아버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게 되었고, 반복되는 넋두리에 짜증만 내게 된다.

하지만 영화가 서서히 진행되면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도 아니지만, 모두 거짓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는 만큼 그 이야기도 거짓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며 아버지를 끌어안을 수 있게 된다.

 

 

이 영화의 매력은 한 사람에 대한 이해에 대해 묻고 있다는 데에 있다.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창작자임과 동시에 그 이야기 속에서 사는 존재라는 사실 말이다. 그렇기에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느 부분이 진실인지, 어느 부분이 거짓인지 판별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그처럼 신화적인 부분, 꾸며진 부분까지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미하엘 바흐친이 했다던 말 중 이해는 타인의 혀 위에 있는 말에 내 말을 쌓는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라는 사람이 과거의 켜켜이 쌓인 역사 속의 말들과 현재 내가 살아와 삶 속에서 내뱉은 말들 그 어느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듯이, 사람은 들은 이야기와 만들어낸 이야기 그 어느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는 완벽히 다른 존재(타인)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