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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다르다 창간호 - 4. 인쇄를 맡긴 후 소감 본문

출판/제작일지

다르다 창간호 - 4. 인쇄를 맡긴 후 소감

gunbbang 2011. 12. 28. 16:20

117일에 얼떨결에 면접관이 되어 아이들 면접을 보게 됨으로 시작되어 1228일에 최종 편집을 마치고 인쇄소로 파일을 넘겼으니 8주만에 책 한 권이 뚝딱만들어졌다. 그런데 뚝딱이란 표현은 결코 과장이거나 은유적인 표현은 아니다. 정말 그랬으니 말이다.

난 초보자다. ‘한글로 보기 좋은 방식으로 글을 수정해본 것이 다일 뿐, 실제로 책을 기획하여 만들어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내가 중심축이 되어 무언가를 하고 결과물을 제한된 시간 내에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겐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 단재학교 아이들과 어우러졌다고 보기 힘들기도 하니 말이다.

 

 

 

여러 번 고쳐 쓰게 한 이유

 

그래서 최대한 서로 믿고 의지하려 맘먹었다. 내 생각과 느낌을 주장하기보다 각자의 역량을 믿고 그걸 터줄 수 있길 바랐던 것이다. 기획안 작성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차원에서 해본 것이다. 기획안을 두 번 정도 쓰게 한 데엔 자기의 생각을 잘 다듬어 보라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 물론 표현된 글을 통해 방향성을 잡고자 하는 내 마음도 있었다. 기사를 일률적으로 세 번 정도 고쳐 쓰게 한 데엔, 스스로 자신의 글을 깊이 있게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무리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일지라도 다시 보면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점차 완성(?)을 지향하는 자세를 볼 수 있길 바랐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승빈이의 글은 이해하기 쉬워졌고, 재영이의 글은 방향을 찾았다.

 

 

 

처음의 어설픔, 그리고 완성

 

기사가 모이고 모든 기본이 갖춰졌다. 기대 이상의 작품들이 나와서 내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그 순간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작업해야 하기에 더욱 부담이 됐던 것이다. 편집은 기사 작성 이상의 또 하나의 창작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건 유에서 you(너다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글이나 그림을 적절히 배치하고 색을 입힘으로 독창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그러하니 당연히 시간은 더욱 많이 걸리며 시간이 투자된 만큼 더욱 좋은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얼마나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연히 저번 주 화요일엔 헤맸다. 하지만 하나씩 만져보며 기능을 익히니 적어도 한글에서 할 수 있는 기능들은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신경 써서 창간호를 만들었다.

 

 

 

창간호를 인쇄하며

 

인쇄 또한 내가 했어야 할 일이지만 최새힘씨의 도움으로 파일만 넘겨주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기로 했다. 이게 어찌나 감사한 일인지.

얼렁뚱땅 끝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제 인쇄물이 나와 봐야만 그 결과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처녀작치곤 그래도 만족할만한 기사 내용에, 퀄리티까지 있다고 자평하고 싶다. 다음엔 좀 더 여유 있게 로드맵을 짜고 그에 맞춰 2호를 만들고 싶다. 출판은 나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