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방랑자
전주대/비전대 학생여러분께 호소합니다! 본문
전주대/비전대 학생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전주대ㆍ비전대 학생여러분!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출근하여 학교 구석구석을 쓸고 닦아온 청소용역노동자들입니다. 늘 여러분 곁에 있었지만, 없는 듯이 살아왔고, 마음 편히 두 다리를 뻗고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없이 그저 탕비실에서 꾸역꾸역 맨바닥에 끼어 앉아 잠깐 쉬어가며 일을 해온 노동자들입니다.
이렇게 하루 8시간씩 꼬박꼬박 일을 해도 한 달에 받는 임금은 월 73만원이 고작이었습니다. 해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니 우리를 고용하고 있는 온리원 용역업체는 비열하게도 8시간 일을 하던 것을 6.5시간으로 줄여서 임금을 줄여왔습니다. 용역업체는 해마다 대학으로부터 꼬박꼬박 위탁대금을 올려 받고, 노동자 쥐꼬리 임금조차 떼어 먹으며 그 수입을 모두 용역업체 온리원 사장이 챙겼습니다. 임금은 임금대로 떼이고 8시간동안 하던 일을 6.5시간내에 끝내야 하는 노동강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천원마트 매장이 생기면 마트로 동원이 되고, 김장철이 되면 제2 캠퍼스 식당에서 3일간 김장을 해야만 했습니다.
우리 청소 노동자들도 인간이고,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입니다. 한 달 70만원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감당해야 하고, 수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대야 하는 현실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살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더 이상 버틸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최소한의 우리의 권리를 찾고 싶어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온리원 사장은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어용노조를 핑계로 우리 청소미화노동자들과는 대화조차 거부하면서 징계에, 계약해지로 청소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학생여러분! 우리의 파업으로 학생여러분께 당장 피해를 드려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청소하는 노동자를 무시하고 학생과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아는 온리원 사장과 이를 비호하는 전주대에 우리 엄마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대화도 되지 않고, 더 이상의 교섭도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파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 지성인의 양심으로 학생들의 부모이자 곧 노동자, 그리고 이 시대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함께 응원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전주대ㆍ비전대 청소미화 용역노동자 드림 |
(연합뉴스 김진방)
돈이 사람을 왕따 시키는 사회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짓밟는 기독교 학교
이런 부조리한 현실에 맞선 이들
이들이 우리의 부모이며,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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