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건방진 방랑자

최근에 과거를 찾아서 기록하는 이유 본문

건빵/글쓰기

최근에 과거를 찾아서 기록하는 이유

gunbbang 2015. 7. 7. 21:22

갑자기 최근 들어서 단재학교에서 했던 과거의 일들을 다시 모으고 정리하고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것일까?

 

 

 

정리하지 않던 이유?

 

1.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나의 이야기가 아닌 공동의 일로 내 블로그의 내용을 채운다는 게 좀 그랬으니 말이다. 그건 꼭 무임승차 같은 느낌이었기에 어떻게든 학교에서 하는 일정으로 나의 이야기를 채우지 않으려 했다.

 

2. 글에 대한 압박 같은 게 있다. 한 번 쓸 거면 잘 쓰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스스로가 만든 장벽 같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좀 어설프거나 그냥 휘갈기는 글은 거의 쓰지 않으려 하고 몇 번의 퇴고를 거친 정성 들인 글만 쓰려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거의 쓰지 않게 된 것이다.

 

 

 

정리하게 된 이유?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학교에서 했던 일들을 나의 생각으로 정리하든, 어떤 식으로든 나의 코멘트를 다는 것 자체가 나의 의식 속에서 풀어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거기에 덧붙여 그냥 의식에 따라 흘러가는 느낌을 적은 글일 지라도 그게 그 당시의 느낌과 감각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쓴다, 못 쓴다가 시간을 얼마나 들였냐 하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정리하지 않았던 과거의 기록들을 다시 끄집어 내어 정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과거의 일들을 기록하다 보니 그게 어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선명하게 기억되는 건 아니지만, 어렴풋하게 나마 기억에 남으며 그 때의 이야기들이 떠오르는 효과가 있다. 이게 바로 과거를 회상하는 하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2012년에 떠났던 강화도 여행제주도 여행을 다시 살렸다. 살릴 수 있다면 여수엑스포 체험기와 작년에 떠났던 석모도 여행기를 살리고 싶다.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짤막하게라도 느낌을 적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2014년에 떠났던 석모도 여행은 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기록되지 않은 아쉬움이랄까.

 

 

픽 피쉬라는 영화를 보니 개인의 이야기가 꼭 사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건 사실 속에 자신의 감상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훗날 그 감상만을 이야기 하게 될 지라도 그게 어느 순간엔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자신을 지탱하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사진으로든 이야기로든 나의 이야기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빅피쉬'는 이야기란 어찌 만들어지는지 알려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