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단재학교 (201)
건방진 방랑자
순대국밥(엄마손 해장국) 순대국밥을 잘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더욱이 피순대를 먹어본 적이 다들 없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 그래도 막상 먹어보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국밥은 은영이까지 맛있게 먹던데, 피순대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아무래도 생소한 맛..
아무 것도 안 할 자유! 첫 날 <구름 위에서>라는 영화를 보고 우린 하릴 없이 전주를 거닐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객사에 앉아 봄기운을 만끽했다. 난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길 원했는데, 아이들은 이런 시간에 익숙지 않나 보다. 조금 쉬었을 뿐인데, 가잔다...
영화제는 내가 대학교 1학년이던 2000년에 시작되었다. 첫 시작은 미약했던 게 생각난다. 그 땐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했고 나도 친구와 영화를 보러 나왔다가 영화제라는 게 하는 줄 알았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12년이 흐르는 동안 전주영화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런 자..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삶은 아이러니다. 막상 그곳에 살 땐, 그곳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떠나고 난 후에야 그곳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제야 부랴부랴 찾아가게 된다. 그건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막상 곁에 있을 땐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떠난 후엔 빈자리에 몸서..
4월이 언제 됐더라. 3월 한 달간 치열했다. 나도 그랬고 아이들도 그랬다. 무언가 하려고 치열했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 치열했다. 어느 상황이든 부단히 하려 했다는 데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흘러간다고 무엇이 남을까? 시간이 흐르는 만큼 어떠한 변화라도 있어야 되는데 실상 아무 것도 있지 않았다. 퇴보까지는 아니라 해도 정체거나 안주이니, 좋은 징조라고 할 수는 없다. 어쨌든 답답했고 고민도 많다. 4월의 정리 근데 어느새 4월이 된 것이고 한 달이 그냥 흘러가버린 것일까? 그나마 기억나는 것이라곤 제주도에 갔다 왔다는 것(해당 글 보기)과 천리포 수목원에 갔다 왔다는 것(해당 글 보기), 경수 누나에게 이런 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모두 접..
아침에 등교 전쟁이 시작된다. 누가 9시란 시간에 딱 맞춰 등교하는지 내기나 하는 것처럼, 8시 57분부터 9시 1분까지 아이들이 몰려온다. 승규, 문규, 은영, 이향, 현승이가 여기에 포함된다. 승규는 9시가 되기 전에 왔다. 이럴 때 보면, 일주일간 선생님이 신경 써준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4월 21일~22일(토일) 왜 하는지 모르는 경험이 우릴 키운다 숙소에 들어와선 아이들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부모님들과 교사들은 그 옆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만든 음식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고 푸짐했다. 맛있게 먹고 아이들은 ..
여행 안내 21일(토) 22일(일) 시간 일정 시간 일정 10:20 남부터미널 집합 7:00 밀러의 정원 산책 10:40 버스 출발 ~9:00 아침식사 및 뒷정리(교육원 주방에서 팀별 조리) 13:40 만리포 도착 ~12:00 천리포 해변에서 놀기 ~14:40 점심(해물칼국수) ~14:00 만리포 버스 종점으로 이동 후 점심 식사(분식류) 15..
소신 교육 보고서_ 특성화고 선택 결실 맺은 박준규·박솔바로 부자 입시 부담에서 내려놓으니 길 찾은 아들 대학에 진학하려면 당연히 인문계 고등학교, 심지어 이제는 특목고가 아니면 경쟁력이 없다고 말하는 시대다. 하지만 박솔바로(20) 학생은 특성화고등학교인 한국조리과학고등..
1. 학습발표회 안내2011학년도 학습발표회를 다음과 같이 개최합니다.일시 : 2012.1.4(수) 19:00~20:30장소 : 송파청소년수련관 3층 소극장* 티켓발매 안내 : 학습발표회 입장 티켓을 1만원에 발매하고 있습니다. 판매금액은 전액 학습발표회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각 가정에 미리 배포하겠지만 현장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단재학교 가족 및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발표회에 참가하는 자녀를 현장에서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2. 학습발표회 사진 1. 사회자의 학습발표회 안내 2. 단재 밴드 악기 연주 3. 대환이의 영어가 가장 쉬웠어요. 4. '사자소학의 달인' 공연 5. 초이슨 크루소 6.승규의 짤막 광고 영상 7.영익이 졸업식..
꿈을 놓는 순간 찾아온 것은 허무함이었다. ‘신기루’를 보고 맹목적으로 좇아온 듯한 느낌. 그래서 ‘아무 것도 없었다’고 결론 지으면 펀할 것인데, 실상 그런 비관적인 이야긴 아니다. 결핍이 만든 튀어나감 오히려 우리가 경계할 것은 자기 맘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는 현실이며 궁..
다르다 1호 제작 일지 11.11.07 - 1호 제작을 위한 면접 다소 무거운 분위기, 다소 무거운 질문에도 진지한 자세로 성심성의껏 대답해준 10명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솔직히, 평소에 천방지축 뛰어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면접장에 들어와서도 장난스레 대답할 줄 알았는데..
11월 7일에 얼떨결에 면접관이 되어 아이들 면접을 보게 됨으로 시작되어 12월 28일에 최종 편집을 마치고 인쇄소로 파일을 넘겼으니 8주만에 책 한 권이 ‘뚝딱’ 만들어졌다. 그런데 ‘뚝딱’이란 표현은 결코 과장이거나 은유적인 표현은 아니다. 정말 그랬으니 말이다. 난 초보자다. ‘..
1994년 어느 날시간이 흐르면 과거가 된다. 현재 또한 몇 분 후엔 과거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재영이를 보고 있노라면, 과거의 나의 모습이 문득 문득 떠오른다. 저 나이 때 나는 뭘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두서없이 든다. 1994년의 난, 중학생이었다. 그 때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 집 우체통에 편지를 몰래 넣고 도망쳤던 적이 여러 번 있다. 어떻게든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나의 존재를 알까봐 이름 석자도 쓰지 않은 익명의 편지를 넣고 도망치던 소심한 학생이었다. 당연히 그녀는 내 존재를 알지 못했고, 어떤 답장도 주지 않았다. 1994년의 난 그런 학생이었다. 오늘밤 그대에게 말로 할 수가 없어서이런 마음을 종이 위에..
종찬, 지훈이와 사자소학 수업을 하고 있을 때, 『다르다』(단재학교에서 만드는 잡지) 편집부원들이 취재를 나왔다. 낯선 상황에 수업을 하다 선생: 취재하러 왔어? 지금 영익이, 희수는 나가있고 현승이도 잠시 나가있는 상태야. 여기는 <다르다>에서 우리 반 취재한 내용을 다르다..
길을 떠난다는 건, 그 자체로 무한한 의미를 지닌다. 목적지를 향해 한 방향으로 달려간다 할지라도, 주위의 환경은 변화무쌍하게 마련이다. 그러니 좌충우돌하고 때론 헤맬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린 가장 무서운 적이 그 무엇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어느 순간 스스로의 의지를 꺾고 마음속으로 ‘포기하라고’ 재촉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나 자신’을 이길 순 없다. 그것 또한 내 마음의 소리임엔 분명하니 말이다. 잘 다독이며,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돋우며 나가는 수밖에 없다. 심적인 갈등을 극복하며, 헤매던 길 위에서 나만의 길을 찾으며 나가는 거다. 시간이 많이 늦어져도, 혹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다른 곳을 헤매다 온다 해도 괜찮다. 그것이 바로 ‘나만의 길’이 되기 때문이다..
역사가 재밌다면 얼마나 재밌을 것이며, 공부가 신난다면 얼마나 신날 것인가?고민은 바로 그 접점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한계와 맞서는 일이기에 재밌을 때보다 따분할 때가 많고 신날 때보다 괴로울 때가 많다. 하지만 그걸 뒤집어 보면, 따분함을 극복할 때 ‘앎의 희열’이 느껴지며, 괴로움을 이겨낼 때 ‘자신의 진짜 능력’을 알게 된다. 재영이는 서서히 역사를 공부하며 ‘앎의 희열’을 느끼고 ‘자신의 진짜 능력’을 알아가고 있다. 오늘은 재영이의 ‘고조선사’ 강의가 있었다. 누구 앞에 서서 강의를 한다는 건, 베테랑조차도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재영이는 평소에 공부했고 정리했던 내용을 하나하나 막힘없이 풀어냈다. 능숙하면서 치열하게.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하게 몰입하여 들을 수 있었다. 누구나..
다소 무거운 분위기, 다소 무거운 질문에도 진지한 자세로 성심성의껏 대답해준 10명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솔직히, 평소에 천방지축 뛰어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면접장에 들어와서도 장난스레 대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보다도 더 긴장된 모습이 보여서 깜짝 놀..
안녕하세요^^서울/경기 1조 탕윤입니다.여러분들 중 교사를 꿈꾸며 교직을 공부하는 분들이 많으실거에요~저또한 교직이수를 하고 있답니다.교직이수를 하면서 학교에 대해 알아보다가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대안학교라... 책이나 텔레비젼에서 많이 들어는 봤는데 잘은 모르겠다구요?아니면 들어는 봤는데 비행청소년들이 다니는데 아니냐구요?대안학교는 공교육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기존의 학교교육과는 다른 학교에요.3不정책, 입시제도 등 현재 공교육은 늘상 논란거리가 되는 사안이죠.그런 공교육제도를 탈피하고 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나아가는 학교가 바로 대안학교에요~우와!!! 대안학교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고요??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여러분들에게 대안학교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국..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찾아올 줄은 꿈도 못 꾸고 있었다. 솔직히 면접을 보고나선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금요일이 지나고 나선 포기 상태였다. 정말 넷상에서 메일이 공중분해 되었든, 아예 보내지 않았든 좋은 증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상 미련이 남게 마련이었다. 오늘 아침에 전을 부치고 11시가 넘어서 학교에 왔고 습관적으로 메일을 열어보니 글쎄 메일함에 편지가 한 통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나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찾아올 줄이야. 나도 누군가에게 어필하는 존재였을 줄이야. 교사의 꿈을 접는 순간, 교사의 꿈이 이루어지다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 이게 과연 나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10시에 면접이란다. 그 전날에 가서 준비해도 되지만 당일에 가기로 했다. 오히려 그게 컨디션도, 준비도 잘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단 세미나라던데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 줄 몰라 전날 늦게까지 홈페이지를 뒤져가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건 불안한 마음을 무마하려는 것뿐이었다. 10시가 넘어서야 잠들었다. 無備有患 모든 게 너무 미비했다. 막상 챙겨놓고 잤어야 할 것들을 챙기지 않았다. 구두를 닦아놓는 것, 하얀 러닝 준비, 기타 준비물 등 챙겨놓고 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더욱이 한심한 것은 서울행 버스 시간표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얼핏 보고 6시라고 생각했고 그 시간에만 맞춰서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이니 아침부터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러닝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