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건빵 (148)
건방진 방랑자
사회가 불안을 조장하고 두려움을 유발하고 있다. 사회-개인의 무서울 정도의 변증법적인 관계가 그와 같은 상황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는 길은 유지모로 교수가 이야기 했듯이, 새로운 문법을 창조하는 코뮤니티를 만드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 ..
정의구현사제단의 발언에 대해 누군가는 정교분리를 외치며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외친다. 하지만 종교가 '인권, 약자에 대한 배려, 신의 섭리를 깨뜨리는 인간의 욕망,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더 큰 부패 세력이 될 수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
세상에나~ 마케팅은 사람의 허점을 뚫고 들어와 욕망을 부추긴다. 이젠 이 세탁기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은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라는 오명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노골적인 이름이 만드는 환상들.
북악산으로 향하는 아침, 마음이 가볍다. 하지만 집 앞에 있는 성내초등학교 정문의 모습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학교에 데려다 주고도 떠나지 못하는 부모의 모습과 한 학생이 든 팻말의 '학부모님은 여기까지만'이란 글귀가 이 시대의 광기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지상의 별처럼]은 나에게 하나의 텍스트다. No 1이 아닌 Only 1을 위한 텍스트. 그건 내가 대안학교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 개월 전 단재학교 입학설명회에 온 학부모가 "어차피 아이들은 경쟁주의 사회에 나가 살 것인데, 단재학교에선 어떤 준비를 하나요?"라고 물었다. 그 분은 동아..
유치원이 버스로 30분 떨어진 곳에 있어서 버스타고 다녔다. 어느 날 늘 타던 버스가 보이기에 후다닥 뛰어가서 탔는데, 평소와 다른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설마하는 마음에 종점까지 타고 갔는데 너른 벌판이 펼쳐진 시골(아마도 임실쯤이지 않았을까)의 한적한 풍경만 보이고..
어제 영화팀 친구들과 설국열차를 봤다. 폐쇄공간, 그리고 이미 만들어져 모든 게 정해진 세계. 끊임없이 이러한 현실에 굴복하라는 언표들. 이 영화의 엔딩은 허무하다기보다 섹시했다. 근래 본 영화 중 단연 최고의 엔딩이다. 아담이 선악과란 금기를 깨므로 에덴에서 나온 후, 진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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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학교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후배들을 데리고 150원짜리 커피를 마시던 시절. 200원짜리 커피는 고급커피에 속했다. 50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데도, 그 50원으로 온갖 생색을 다 내곤 했다. 누구나 빈궁했기에 가슴 훈훈하던 그 때가 문득 스친다.
눕혀서 심은 쪽파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선다. 이처럼 사람도 자연의 힘을 받아 홀로 설 수 있을 텐데, 우려와 걱정, 공부한다는 명분으로 못 서게 막고 있는 건 아닌지.
코가 막히고 족발을 먹는다. 그런데 전혀 아무 맛도 느낄 수가 없다. 예전에 맛보았던 ‘맛있었다’라는 관념 때문에 먹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나의 행동은 맛을 찾기 위해 열심히 코를 풀고 있지만, 냄새를 통한 맛의 감각은 돌아오지 않는다. 코가 막히면 세상을 잃는다. 우리가 맛이..
어제 체육을 갔다 와서 4월 일정에 대한 회의를 한 후에, 8시에 되어서야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난 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되었다. 이야기는 『마리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관련 글 보기). “마리가 과연 학습을 했다고 볼 수 있느냐?”라는 얘기에서 시작되었다. 분명한 건 ‘..
나는 학창시절에 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연도표를 외우거나 어떤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사시험을 보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국사를 아는 척하는 사람이 됐다. 과연 얼핏 아는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 사람이기만 ..
나는 학창시절에 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연도표를 외우거나 어떤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사시험을 보면 점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국사를 아는 척하는 사람이 됐다. 과연 얼핏 아는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는 사람이기만 ..
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말하면 북 치고 장구 친다고 뭐라 할지는 모르지만, 사실 그대로 말한 것이다. 내 글이란 게 쓴 이후엔 분명히 나와는 다른 어떤 것이 된다. 그리고 다 썼다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공표되면 나의 영역을 떠난다. 그 때 보는 내 글은 내가 쓴 글임에도 남..
우린 때론 문화를 먹고 안도감을 입으며 특별함을 지니고 다닌다. 그 땐 맛이나 품질은 전혀 상관이 없다. [매트릭스]의 싸이퍼가 말초신경을 자극한 '거짓된 맛'임을 알면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매트릭스 세계로 돌아가려하는 모습과 안도감이나 문화를 소비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왠지 ..
사람은 뭔가를 잃어야만 뭔가를 얻는 것이 아닐까? 오늘 질퍽질퍽한 진흙탕을 걷고 나서야 이게 문제가 아니란 것을 알았다. 진흙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큰 벽이라고 막아서는 내 맘이 문제일뿐. 내 맘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의 진면목이 보이다.
1. 어제 학교에서 A 학생이, B 학생의 샤프심통을 가지고 놀다가 샤프심의 태반을 잃어버렸다. B 학생이 따지자 "(아주 태연하게) 그러게 샤프심들이 어디로 사라졌지?"라고 말하고, 덧붙여 "뭘 그렇게 과민반응이냐 몇 푼이나 한다고 하나 사주면 되지~"라고 말했다. 2. 이런 어이없는 상황..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엘라우러콕스 오늘은 흐림, 내 맘 속에도 한가득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나 혼자만이라도 울 수 있다면 그것도 축복이다.흘릴 수 있는 눈물이 있음에 감사를~
틈입되어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확고하다 하는 것일수록 금세 깨어지고 마는 수가 있다. 확고한 건 오히려 맘이 풀어질 때 깨어지기 쉽다. 외부의 환경이 나를 억누를수록 나의 의지는 더욱 굳어져만 가지만, 그 반대일수록 의지는 그냥 생각의 과정일 뿐 나에게 끊임없는 이야기를 던지..
2006년을 잊을 수가 없다. 분명히 그 때를 기준으로 전과 후가 나누어질 것이다. 글 또한 그 때 이후로 더욱 열정적으로 썼다. 두꺼운 일기장이 하나 둘, 늘어가는 게 희열이었다. 그건 내가 살고자 발버둥 친 조각들이었던 거다. 여기저기서 생각을 끌어 모았고 열심히 뱉어냈다. 그렇지 않..
시간을 어찌나 잘 흘려보냈던지, 내가 무슨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정리하지 않으면 순간의 생각은 묻히고 만다. 시간은 흐르고 그 위에서 표류해서만은 아무 것도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귀찮을지라도 되묻고 되물어야 한다. 건빵을 별명으로 삼은 사연 단재..
돌아보건데 運 좋다. 내가 만약 이렇게 일하지 못했다면, 늘 그토록 비난하던 공부만을 외치는 사람, 성공만을 외치는 사람이 되었을지라도 모른다. 『초록물고기』의 막둥이가 내 모습임을. 삶에서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중학생 시절, 고등학생 방황, 군 휴가 때 모든 순간이 질풍노..
토요일 저녁, 편안히 배를 깔고 누워 티비를 본다. 티비에선 ‘불후의 명곡2’라는 프로를 하고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땐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아류라는 비판이 자자하던 프로다. 하지만 현재 원조였던 ‘나가수’는 시즌2를 준비하며 쉬고 있는 반면, ‘불후의 명곡2’는 자신..
1974년엔 동아일보 해직 기자들이 있었다. 백두산‧천지, 그 넘쳐 흐르는 맑은 가슴은 43년 넘어 삭이고 또 삭이는 우리들 그리움의 끝이자 희망의 시작이다. 한라산‧백록담이 4천만의 것이 아니듯, 백두산‧천지는 2천만의 것이어서는 안된다. 6천만의 것이어야 한다. 한라와 함께 삼천리..
비고츠키 강의를 들으러 먼 길을 재촉한다. 이런 바람을 지닐 때가 있었다. 바다출판사에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라는 것. 그걸 원해서 모든 게 소포로 돌아간 순간엔 ‘수유+너머’를 찾아 불원천리하기도 했다. 바라던 것들이 현실이 된 지금, 난 좋아하..
꿈을 놓는 순간 찾아온 것은 허무함이었다. ‘신기루’를 보고 맹목적으로 좇아온 듯한 느낌. 그래서 ‘아무 것도 없었다’고 결론 지으면 펀할 것인데, 실상 그런 비관적인 이야긴 아니다. 결핍이 만든 튀어나감 오히려 우리가 경계할 것은 자기 맘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는 현실이며 궁..
재적의원 170명에 찬성 151 반대 7 기권 12 사진 : 한겨레 신문 비준안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을 터트린 민노당 김선동 의원 경찰은 23일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에게 ‘영하’의 날씨임에도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 날(22일)은 나에게 기쁜 소식이 있었다. 단재학교 교사..
(한겨레 - 박종식 기자) 309일만에 땅을 밟다. 감격의 눈물이 흐른다. 고집일까? 바람일까? 새역사가 쓰여진 날, 이젠 희망의 연대를 '쌍용자동차'에 보내야 할 때다.
단재학교에 필통을 놓고 오는 바람에 술도 깰겸 해서 학교에 갔다 왔다. 늦은 밤(10:40)에 서울 거리를 걷는다는 것, 그럼에도 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기쁨이었다. ‘수유+너머’에 있을 때만 해도 서울 거리를 늦은 시간에 걷는다는 사실은 신기했으나 잘 곳이 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