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직장 (110)
건방진 방랑자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찾아올 줄은 꿈도 못 꾸고 있었다. 솔직히 면접을 보고나선 느긋하게 기다렸지만, 금요일이 지나고 나선 포기 상태였다. 정말 넷상에서 메일이 공중분해 되었든, 아예 보내지 않았든 좋은 증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이상 미련..
10시에 면접이란다. 그 전날에 가서 준비해도 되지만 당일에 가기로 했다. 오히려 그게 컨디션도, 준비도 잘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단 세미나라던데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 줄 몰라 전날 늦게까지 홈페이지를 뒤져가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건 불안한 마음을 무마하려는 것..
토요일에 단재학교에 이력서를 냈고 어제 면접에 오라는 통지를 받았다. 당연히 오늘은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날이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내일은 10시까지 가서 19명이 세미나식 면접을 볼 거라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기대된다. 늘 그러던 대로 ..
글은 관념의 드러남이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심상이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잘 이해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고 그 글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글을 쓴다면, 그런 글은 앵무새의 말처럼 공허하게 들리기만 할 것이다. 울림이 없고 의미..
봄철에 비가 자주 내려 보리나 밀이 많이 웃자랐습니다. 보기에는 키도 크고 열매도 많이 달려서 이대로만 간다면 풍년을 기약할 수 있을 듯하지만 아시다시피 웃자란 보리나 밀은 대가 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쓰러지고, 어떤 때는 모개 무게에 못 이겨 제풀에 모..
맘과 같지 않기에 도전해볼 의사가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보련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거기에만 온 신경을 다 집중시킬 수 있길 바라는 것뿐이다. 결국 무턱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전에 내 의사를, 그리고 무엇이 정말 하고 싶은지 분명히 하라는 것인데 뭐 생각처..
편집자를 꿈꾸다. 대안학교 교사 자리를 보고 지원하기로 하다. 너무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것 아니냐고. 이런 식으로 생각을 모으지 못하고 右往左往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맞다! 버스를 기다릴 거면 버스정류장에 갈 일이지, 혹 기차가 먼저 오지나 않..
잘 살아 왔었노라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었노라고, 누구보다 고민하며 살아왔었노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누구보다’의 ‘누구’가 정의되지 않는 한, 그건 자기기만이었을 뿐이었다. 난 오늘 그 뼈저린 현실을 온 몸으로 느꼈다. 아무 것도 없이 기만으로 일관했던 나의 모습을 보..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도전을 하지 않아) 실패조차 할 수 없는 삶이 두려울 뿐” 바다출판사에 자기소개서를 낼 때 쓴 내용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긍정하는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서 하지 못한다는 말은 핑계다. 실패가 뻔할 지라도 도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건 무..
두 군데에서 떨어졌다. 그간 여러 군데에 자소서를 냈기 때문에, 두 군데라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 하지만 여긴 속사정이 있으니 말을 듣고 판단하는 게 먼저다. 기대했던 곳, 들어가고 싶었던 곳 여기서 딱 ‘두 군데’라고 밝힌 이유는, 그 두 군데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이다. 거기엔 ..
내가 갖춰졌나? 가지 않는 길을 가고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내가 잘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글쓰기, 책읽기는 나의 버팀목이라 생각했다. 버팀목으로 세상에 내보이는 데도 그게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난 뭐였을까? 정말 내가 잘 한다고 느꼈던 게 맞는 걸까? 거부당하고 무너..
처음 ‘바다출판사’에서 모집 공고를 봤던 날(7월 2일 토), 기존에 써 놓은 자기소개서를 조금만 손 보아서 바로 냈다. 그 땐 그 정도 되면 나의 정열이 다 남겨진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떠한 연락도 없더라. 아직도 난 출판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아닌가 보다. 어제는 최..
내일까지 해야 할 게 있다. 바다출판사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내는 것이다. 이미 2주 전에 공고가 났을 때 서류를 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엔 변화가 없다. 자기소개서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표현했다고 생각하기..
주로 ‘철학’, ‘사회과학’, ‘심리학’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 독서의 이유 ① 살기 위해서 나를 분석하고 세상을 이해할 틀을 얻고 싶었다. 주어진 현실에 따라 살기엔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던 까닭이다. 객관화될 때, 무언가 생각이 공유될 때 내 마음에도 희망 같은 게 어렸다. 생각..
하루를 살고도 아쉬움이 남아 있지 않다니, 내 정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이야. 『전태일 일기』 삶은 ‘꽤’ 정확하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지만, 보통말도 십 일이면 천리를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왜 천리를 가려 하느냐다. 목적이 없는 성취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돈..
학교 선배와 운일암반일암에 놀러 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불볕더위를 피하고 있던 그때, 우리가 앉아 있던 정자로 커플 비슷한 두 사람이 걸어왔다. 운일암반일암에서 출판편집자를 만나다 여자는 한국인이었고 남자는 외국인이었다. ‘커플이 해외로 도보여행을 하나보다’라는 ..
일주일이 다 되어가도록 ‘합격’에 대한 연락조차 없자 애간장이 녹을 수밖에 없었다. 필기는 최종면접을 위한 자료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역량 여부를 파악하여 걸러내기 위한 것이었고 떨어져도 문자가 올 줄 알았는데 완전히 무시당했다. 왜 이렇게 단정 짓게 되었냐고? 시간이 많..
지금까지 공식적으론 ‘임용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다’라는 핑계거리가 있었으니, 어딘가에 취직하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자기소개서를 쓴 적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자기소개서를 쓰게 됐다. 자기소개서는 어려워 작년에 전주대에 인턴을 신청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쓴 적..
나도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다. 정작 원하는 건 ‘공부를 통해 삶을 바꾸고 관계를 증진하자’는 식의 스터디 공동체라 정의할 수 있겠는데, 그것도 어렴풋한 이미지만 떠올랐을 뿐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