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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방랑자
어느 부모인들 그러지 않겠냐만은, 자식 잘 되라고 학원에 보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여태껏 자기 스스로 잘 해온 아이인데도 그걸 믿지 못하고 학원에 보낸다. 거기엔 남들에게 뒤처지면 어쩌나, 내가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놔두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렇기 때..
그림팡팡을 한다. 아침에도 했지만 영 성적이 맘에 안 든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것 뿐 지금 또 해봤다. 어렵쇼. 초반부터 술술 풀리는 느낌이 아주 유쾌, 상쾌, 통쾌하다. 급기야 9판에선 막1힘 없이 풀어내어 최고 점수를 얻고야 말았다. 너무 가슴이 뛰어 끝을 보지 못할 정도로. 오..
아이들의 점심밥이 복지의 화두로 던져진 날 당연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시혜의 대상으로 물러난 날. 삶의 무한한 질문에 가슴 쓰려 한다. 복지를 줄이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한대도, 그게 모두의 고혈을 짜내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얄팍한 속임수. 내가 도움을 받는 건 가진 자들..
봄철에 비가 자주 내려 보리나 밀이 많이 웃자랐습니다. 보기에는 키도 크고 열매도 많이 달려서 이대로만 간다면 풍년을 기약할 수 있을 듯하지만 아시다시피 웃자란 보리나 밀은 대가 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쓰러지고, 어떤 때는 모개 무게에 못 이겨 제풀에 모..
▲ EBS에서 꽤 유익한 다큐멘터리를 많이 제작한다. 주류 심리학의 관점이란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인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큰 차와 작은 차,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작은 차는 조금만 교차로에서 신호가 켜졌음에도 지체할라치면 뒷 차들이 금세 빵빵 거리지만, 큰 ..
맘과 같지 않기에 도전해볼 의사가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보련다.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거기에만 온 신경을 다 집중시킬 수 있길 바라는 것뿐이다. 결국 무턱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전에 내 의사를, 그리고 무엇이 정말 하고 싶은지 분명히 하라는 것인데 뭐 생각처..
이런 소동을 회오리바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내 의지가 얼마나 약한지 보여주는 경우라 할 수 있다. 떠나기 전에 밥을 먹고 있었는데 낯선 번호로 연락이 온 것이다. 내용인즉은, 군산중에서 기간제 교사를 모집하는데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기간도 맘에 들고 출퇴..
편집자를 꿈꾸다. 대안학교 교사 자리를 보고 지원하기로 하다. 너무 간에 붙었다가 쓸개에 붙었다가 하는 것 아니냐고. 이런 식으로 생각을 모으지 못하고 右往左往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맞다! 버스를 기다릴 거면 버스정류장에 갈 일이지, 혹 기차가 먼저 오지나 않..
물이 흐른다. 그러다 바위를 만난다. 물의 흐름은 막히고 멈춘 듯하다. 서서히 서서히. 흐름이 멈춘 물은 바위를 끼고 옆으로. 조금씩 옆으로. 바위를 감싸 안 듯이. 흐름엔 어떠하리란 기약 같은 건 없다. 부딪히면 부딪힌 대로, 뚫리면 뚫린 대로 흐른다. 드디어 ‘수유+너머’에 접촉한다..
잘 살아 왔었노라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었노라고, 누구보다 고민하며 살아왔었노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누구보다’의 ‘누구’가 정의되지 않는 한, 그건 자기기만이었을 뿐이었다. 난 오늘 그 뼈저린 현실을 온 몸으로 느꼈다. 아무 것도 없이 기만으로 일관했던 나의 모습을 보..
“실패가 두려운 게 아니라 (도전을 하지 않아) 실패조차 할 수 없는 삶이 두려울 뿐” 바다출판사에 자기소개서를 낼 때 쓴 내용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긍정하는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서 하지 못한다는 말은 핑계다. 실패가 뻔할 지라도 도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건 무..
편집자.hwp
두 군데에서 떨어졌다. 그간 여러 군데에 자소서를 냈기 때문에, 두 군데라고 하는 건 어폐가 있다. 하지만 여긴 속사정이 있으니 말을 듣고 판단하는 게 먼저다. 기대했던 곳, 들어가고 싶었던 곳 여기서 딱 ‘두 군데’라고 밝힌 이유는, 그 두 군데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이다. 거기엔 ..
내가 갖춰졌나? 가지 않는 길을 가고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내가 잘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글쓰기, 책읽기는 나의 버팀목이라 생각했다. 버팀목으로 세상에 내보이는 데도 그게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난 뭐였을까? 정말 내가 잘 한다고 느꼈던 게 맞는 걸까? 거부당하고 무너..
처음 ‘바다출판사’에서 모집 공고를 봤던 날(7월 2일 토), 기존에 써 놓은 자기소개서를 조금만 손 보아서 바로 냈다. 그 땐 그 정도 되면 나의 정열이 다 남겨진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떠한 연락도 없더라. 아직도 난 출판사가 원하는 인재상은 아닌가 보다. 어제는 최..
내일까지 해야 할 게 있다. 바다출판사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내는 것이다. 이미 2주 전에 공고가 났을 때 서류를 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엔 변화가 없다. 자기소개서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표현했다고 생각하기..
주로 ‘철학’, ‘사회과학’, ‘심리학’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 독서의 이유 ① 살기 위해서 나를 분석하고 세상을 이해할 틀을 얻고 싶었다. 주어진 현실에 따라 살기엔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던 까닭이다. 객관화될 때, 무언가 생각이 공유될 때 내 마음에도 희망 같은 게 어렸다. 생각..
희망조차 말할 수 없는 현실. 국가 권력이 누구 편인지 이렇게 명백히 보여주는 사진이 또 있을까? 가진 자가 없는 자를 위해주며, 국가가 노동자를 위해줄 거라는 바람, 그것이야말로 거짓이며 기만이다. 그래서 맑스와 레닌은 이렇게 말했던 게 아닐까 “만국의 프로레타리아여 단결하..
하루를 살고도 아쉬움이 남아 있지 않다니, 내 정신이 이렇게 타락할 줄이야. 『전태일 일기』 삶은 ‘꽤’ 정확하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지만, 보통말도 십 일이면 천리를 갈 수 있다. 중요한 건 왜 천리를 가려 하느냐다. 목적이 없는 성취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돈..
인터넷으로 세 번 자전거를 사봤다. 그 경험을 기초로 이번 페이지를 꾸며 보고자 한다. 인터넷으로 자전거 사기 Q & A 1. 인터넷으로 자전거를 사도 괜찮을까? 작은 물건도 아니고, 싼 가격의 물건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은 당연하다. 실제로 자전거 같이 좀 복잡한 물건은 오프..
뜬금없다고나 할까. 늘 읽기만 하던 입장이었기에 어떤 책을 고를지 고민하기만 했지, 내가 어떤 책을 만들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이런 식의 질문을 들었을 땐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생각도, 고민도 해보지 않았는데 적당히 둘러대는 게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
학교 선배와 운일암반일암에 놀러 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불볕더위를 피하고 있던 그때, 우리가 앉아 있던 정자로 커플 비슷한 두 사람이 걸어왔다. 운일암반일암에서 출판편집자를 만나다 여자는 한국인이었고 남자는 외국인이었다. ‘커플이 해외로 도보여행을 하나보다’라는 ..
일주일이 다 되어가도록 ‘합격’에 대한 연락조차 없자 애간장이 녹을 수밖에 없었다. 필기는 최종면접을 위한 자료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역량 여부를 파악하여 걸러내기 위한 것이었고 떨어져도 문자가 올 줄 알았는데 완전히 무시당했다. 왜 이렇게 단정 짓게 되었냐고? 시간이 많..
‘그림팡팡’ 게임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지만 무엇보다도 이 게임을 통해 삶에 대하여 통찰할 수 있기에 의미가 크다. 이 게임의 법칙은 간단하다. 같은 그림을 맞추면 그 블록은 사라진다. 그러나 세 번 선을 그어 닿는 곳에 있는 블록만 사라지..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물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어버린다. 올무는 토끼를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토끼를 잡으면 올무를 잊어버린다. 말은 뜻을 전하기 위해 있는 것인데 뜻을 전하고 나면 말을 잊어버린다. 나는 이와 같이 말을 잊어버리는 사람과 만나 그와 함..
지금까지 공식적으론 ‘임용을 준비하는 취준생이다’라는 핑계거리가 있었으니, 어딘가에 취직하기 위해 작성해야 하는 자기소개서를 쓴 적이 없었다. 그러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자기소개서를 쓰게 됐다. 자기소개서는 어려워 작년에 전주대에 인턴을 신청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쓴 적..
인셉션의 감독은 이젠 당연하게도 거장이라 불릴만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입니다. 약간의 말장난을 섞어 이 영화를 표현하자면 '놀란의 놀랄만한 논란거리'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개봉 후 6개월 가까이 지났는데도 국내외 여러 영화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언급이 되는 걸 보신다면 ..
식탁. 물론 필요해서 샀다. “밥상에서 밥을 먹으니 허리가 자꾸 휘는 것 같아, 앉은 버릇을 들이기 위해 샀어”라는 말처럼 그 정도 이유면 됐으니 말이다. 더욱이 기분 좋게 백 만원이 넘는 액수를 현금가로 깎고 깎아서 육십 만원 정도에 구매했으니 ‘에누리의 미덕’ 내지는 ‘우리..
나도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도무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다. 정작 원하는 건 ‘공부를 통해 삶을 바꾸고 관계를 증진하자’는 식의 스터디 공동체라 정의할 수 있겠는데, 그것도 어렴풋한 이미지만 떠올랐을 뿐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를 통해 ..